[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흥행 질주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2.05.26 14:01
수정 2022.05.26 11:23

영화 ‘범죄도시2’

영화 ‘범죄도시2’의 흥행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는 7일 만에 관객 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영화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한 것은 물론 2019년 영화 ‘기생충’이후 최단기간 300만 돌파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제 팬데믹 이후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화는 가리봉동 소탕작전 후 4년 뒤를 그린다. 나쁜 놈들 잡는 데 국경 없다는 강력반의 통쾌하고 화끈한 범죄 소탕 작전이 벌어진다. 2008년 금천서 강력반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용의자를 인도받아오라는 미션을 받는다.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전일만(최귀화 분) 반장은 현지 용의자 뒤에 무자비한 악행을 벌이는 강해상(손석구 분)이 있음을 알게 된다. 마석도와 금천서 강력반은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역대급 범죄를 저지르는 강해상을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한다.


왜 이렇게 관객들이 극장에 몰린 걸까. 먼저 코로나로 인해 한국영화의 개봉이 줄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목마름이 가득했던 관객들의 욕구 때문이다. 여기에 타이밍도 좋았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소세로 거리두기가 완화됐고 극장에 대한 규제가 많이 풀렸다. 지난 25일부터 영화관에서는 팝콘을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범죄도시2’만의 특색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배우 마동석은 이제 그 자체로 장르가 됐다. 주연을 맡은 마동석은 이 영화의 기획과 제작자로 이름을 넣었으면서 마동석의 캐릭터를 공고히 했다. 듬직한 체격과 압도적인 파워, 마동석이 등장하는 영화에 들어있는 요소다. 마동석의 출연은 다른 수식어가 없어도 장르가 설명될 수 있으며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마동석이 보여주는 캐릭터와 연기는 세계시장에서도 통했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도 출연하며 그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마동석에 대한 팬덤과 기대감이 이번 영화의 흥행 주역이다.


빌런의 활약도 빛났다. ‘범죄도시2’에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악역이었다. 전편에서 악역을 맡은 장첸(윤계상)의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 극악한 악역 강해상을 등장시켜 마석도와 대립 구도를 형성해 통쾌감을 주고 있다. 강해상 역을 맡은 손석구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멜로가 체질’ 등에서 츤데레 매력을 발산했던 배우인데 이번 악역을 맡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극악무도한 캐릭터를 연기, 소름 끼치면서도 반전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다.


한국 시리즈물에 대한 기대감 또한 제공했다. 할리우드는 블록버스터를 중심으로 시리즈물 제작이 활성화된 지 오래다. 그러나 충무로는 빠른 시간에 영화 산업이 성장했음에도 시리즈물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 등장하면서 ‘범죄도시 2’는 마동석의 압도적 액션과 더불어 전편의 제작진과 배우가 다수 참여해 찰떡 호흡을 보여주어 시리즈물 제작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실제로 마동석을 필두로 한 ‘범죄도시’시리즈물은 앞으로 8편까지 계획돼 있다고 한다.


한국영화 흥행장르가 다양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기생충’과 같이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사회고발영화에서 액션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흥행이 성공할 때 한국영화 국제화가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범죄도시2’가 침체됐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동시에 시리즈물로서 한국영화 발전에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양경미 /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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