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원한다” 부활한 에릭센, 손흥민·케인과 의기투합?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5.25 07:14
수정 2022.05.25 07:18

전성기 버금가는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브렌트포드서 매직

FA 신분으로 이적료 없이 이적 가능..챔피언스리그 무대도 열망

3시즌 전 챔스 결승 이끈 '친정' 토트넘 복귀 가능성도 제기

FA로 풀린 ‘기적남’ 크리스티안 에릭센(30)의 차기 행선지 후보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한 토트넘이 급부상하고 있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각) 영국 노리치 캐로우 로드에서 펼쳐진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손흥민 멀티골 등에 힘입어 5-0 대승, 4위 자리를 수성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경기 후 ‘EPL 득점왕’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동료들의 격한 축하를 받으면서 “모두에게 너무 고맙다. 다음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토트넘이 챔스 티켓을 쥔 것은 창단 이래 첫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8-19시즌 이후 3시즌 만이다.


당시 토트넘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스타가 손흥민과 에릭센이다. 해리 케인이 부상 여파로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었을 때, 둘은 토트넘을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까지 이끌었다. 손흥민은 정교한 킥을 자랑하며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떴던 에릭센을 향해 수차례 엄지를 치켜들었다.


에릭센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토트넘에서 활약(305경기 69골 90도움)한 에릭센도 여러 차례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회상하는 인터뷰를 해왔다.


지난해 6월 유로 2020 조별리그 경기 도중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쓰러져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았던 에릭센은 지난 1월 브렌트포드와 계약해 EPL에 복귀한 뒤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기량을 선보이며 부활을 알렸다. 지난달에는 토트넘과의 맞대결(0-0무)에서도 녹슬지 않은 킥으로 손흥민-케인 등 과거 동료들로부터 다시 한 번 찬사를 들었다.


이제는 EPL 빅클럽들과의 재계약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릭센은 FA 신분으로 그를 필요로 하는 구단은 이적료 없이 영입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다시 몸값이 오른 에릭센은 최근 현지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적이다”라면서도 “트로피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 챔피언스리그 역시 너무 뛰고 싶은 무대”라고 밝힌 바 있다.


에릭센 매직 덕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원 소속팀’ 브렌트포드도 그의 잔류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지에서는 “EPL 몇몇 클럽들이 에릭센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다. 토트넘 역시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동료와 팬들이 있는 토트넘, 세리에A 시절 콘테 감독과 우승을 합작했던 이력, 그리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한 토트넘은 에릭센이 바라는 조건을 갖춘 팀이다.


과거의 정과 낭만, 챔스 티켓만으로 에릭센을 끌어당길 수는 없다. 콘테 감독은 지난 겨울부터 영입을 원하는 5~6명의 선수 리스트를 구단 상층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센의가세가 콘테 감독의 구상과 맞아 떨어져야하는 문제도 있다.


어찌됐든 토트넘 팬들은 에릭센과 손흥민-케인이 나란히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활한 에릭센이 토트넘에서 의기투합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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