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4조 늘어난 정의선 투자 약속에…바이든 "실망시키지 않겠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2.05.22 15:14
수정 2022.05.22 16:03

방한 마지막 날 분주한 와중에 10여분 예정이었던 회동이 50분으로 늘어

바이든, 정 회장 어깨에 손 얹으며 친근감 표시…미국 사업 정책적 지원 약속

현대차그룹 "미국 투자는 국내 생태계에도 긍정 형향…제2의 앨라배마효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환담을 마치고 국내외 언론 스피치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어느 국가건 대통령 해외순방의 최대 성과물은 투자유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기존 계획보다 대폭 상향된 대미 투자계획을 선물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22일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과 정의선 회장의 회동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미국 대통령이 외국 방문 마지막 날 분주한 가운데서도 시간을 따로 할애해 민간 기업의 수장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당초 백악관은 이날 정 회장과의 회동 일정으로 10여분 정도를 할애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정 회장과 사전 환담과 언론 대상 연설에 이어 추가 환담까지 진행하며 총 50분가량 정 회장과 시간을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길을 잡은 것은 정 회장이 밝힌 예상을 넘어선 규모의 투자계획과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펼치고자 하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이었다.


이날 정 회장은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분야에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전날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 구축에 55억달러를 투자키로 발표한 있다. 이를 포함하면 미국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105억달러(약 13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3월 발표한 대미 투자계획 74억달러보다 40% 이상, 우리 돈으로 4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방한의 최대 성과를 정 회장으로부터 받아든 셈이다.


이날 정 회장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배터리셀 공장 투자 배경과 미국에서 추진 중인 미래 신사업 분야의 내용 및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정 회장과 나란히 연설 장소로 이동하며 정 회장의 어깨에 손을 얹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방한 당시 정의선 회장을 만났고, 정의선 회장이 찍은 사진을 보내줘 기뻤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연설에서 대미 투자계획과 함께 미국 국가경제와 고객, 친환경 정책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기여를 강조하는 한편, 현대차그룹의 미국 사업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미국 국민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을 주고, 미국 정부의 제조업 부흥 청책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정 회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 “이런 투자에 보답하기 위해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발표된 대미 투자가 국내 광범위한 연관산업의 성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해외 투자는 현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그 결과가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형성해 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배터리 셀 공장 투자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 투자가 이뤄지면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생태계에도 긍정 효과를 미치는 ‘제 2의 앨라배마’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