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영업이익 49.2% '질주'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입력 2022.04.25 17:38
수정 2022.04.25 17:46

수익성 높은RV판매 비중61.3%로 최고치

우호적 환율 효과에 수익성 개선…영업이익률8.8%

원자재값 인상 리스크는 '가격 인상·환율'로 방어

글로벌 자동차 수요 회복…2분기 실적 개선도 기대

반도체 공급 부족 지속으로 인한 일부 생산 제한에도 기아가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SUV(다목적스포츠차량)를 포함한 RV(레저용 차량)와 친환경차 등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구조를 확보하고,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제값 받기' 가격 정책을 통해 평균 판매가격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다만 2분기에는 원자재값 인상으로 인한 재료비 압박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기아는 합리적인 가격 인상과 환율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올해 초 설정한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1분기 경영실적 기업설명회(IR)를 열고, IFRS연결기준 ▲판매68만5739대 ▲매출액18조3572억원 ▲영업이익 1조6065억원 ▲경상이익 1조5180억원 ▲당기순이익 1조3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판매는0.6% 감소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10.7%와 49.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0.2% 감소)을 유지했고, 영업이익률은8.8%로 전년 동기 대비2.3%p 증가했다.


수익성이 높은RV판매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1.6%p 상승한61.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우호적 환율 효과가 더해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기아는 1분기(1~3월) 글로벌 시장에서 68만57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0.6% 감소한 수치다. (도매판매 기준)


국내 시장에서는 신형 스포티지 신차 효과와 최적 생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등 일부 부품의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쏘렌토, 카니발 등 주요 차종 판매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6.5% 감소한12만1664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로 재고 부족 현상이 지속됐으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 차종에 걸친 강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0.7% 증가한 56만4075대를 기록했다. 유연한 생산조정과 선적이 중단된 러시아 권역 판매물량의 타 권역 전환으로 판매차질을 최소화한 결과, 북미ㆍ유럽ㆍ인도 권역에서 높은 판매 증가를 달성했다.


기아의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11만 43대로 전년 대비 75.2% 증가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5.8%를 기록, 전년 대비 6.9%p 확대됐다.


유형별로는 ▲니로·쏘렌토·스포티지 등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가 5만1025대(전년 대비 68.7% 증가) ▲니로·씨드·쏘렌토 등을 중심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1만5868대(전년 대비 4.3% 증가) ▲EV6와 니로 EV 등 전기차가 4만3150대(전년 대비 148.9% 증가)를 기록했다.


국내와 서유럽시장에서는 니로 EV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EV6 판매까지 더해져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각각 국내 7.6%(지난해 2.7%), 서유럽 16.1%(지난해 10.6%)로 확대됐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리서치 기관인 '자토(JATO)'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2월까지 서유럽 시장에서 총 1만4269대의 전기차를 판매, 점유율 8.7%를 기록하며 전기차 판매 2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1위는 테슬라로 점유율 10%였다.


기아는 향후 경영환경에 대해 원재료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재고 리드타임(생산주기)이 지나면서 2분기에는 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에 대해 적절한 가격 인상과 인센티브 축소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주 부사장은 "공급자 우위시장이 지속되면서 재료비 상승 부분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들, 가격 인상이라는 부분을 전 권역에 걸쳐 합리적으로 하고 있다"며 "전년보다25% 이상 감액된 인센티브가 지속되고 있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이를 올릴 이유가 없어 인센티브가 세이브되는 부분도 상당 부분 현실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역시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 부사장은 "당사가 계획을 잡을 때 평균 환율을1130원으로 잡았는데, 지금은 평균 1230원 전후"라며 "외화 익스포저가 220억불이 넘는다. 예를 들어 (환율 차이가) 100원이라 치면 , 2조 2000억 원의 효과다. 통상 저희가 달러베이스를 50%로 보는데, 대강 환율 효과가 얼마가 될지 짐작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이에 따라 당초 내놓은 가이드라인대로 2분기 이후부터 가시적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상해 지역의 재봉쇄 등 일부 시장의 코로나19관련 조치 지속, 국제 관계 불안정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 우려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 상황도 일부 개선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기아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화함으로써 대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부품 공급선 다변화, 가용 재고 및 물류 효율성 극대화 등의 노력도 이어간다.


주 부사장은 "공급 차질 등 전망 외에 추가적인 차질이 있다 하더라도, 가격이나 인센티브 부분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올해 저희가 가이드라인 드린 계획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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