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이긴 게…’ 긁적긁적 KIA, 멍드는 가을야구의 꿈
입력 2022.04.13 07:14
수정 2022.04.13 07:16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기록된 실책만 3개
가까스로 연패 끊었지만 선수들도 자괴감 느낄 한판
이런 상태라면 가을야구 티켓 어려워..각성 필요
어찌됐든 승리는 승리지만, 가을야구의 꿈은 멍들어가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6-5 역전승을 거뒀다. 가까스로 3연패 사슬을 끊은 KIA는 4승(5패)째를 올렸다. 3-0, 5-3까지 리드를 잡았던 롯데는 중반 이후를 버티지 못하고 시즌 5패(4승)째를 당했다.
짜릿한 스코어지만 내용은 한숨을 내쉬게 했다. 호쾌한 홈런과 뒤집기 역전타도 있었지만, 속출하는 실책(롯데 2개·KIA 3개)으로 더그아웃이나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도 자괴감을 느낄 한판이었다. 시즌 개막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실책이 너무 많다. ‘잘하고 싶다’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의욕이 실책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책은 롯데에서 먼저 나왔다. 2회 2사 후 유격수 이학주는 짧은 송구로 이우성 출루를 허용했다. 잘 던지던 롯데 좌완 선발 반즈는 김호령에게 안타를 맞은 뒤 한승택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개막 이후 수비 불안에 시달렸던 KIA는 모처럼 상대 실책을 등에 업고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KIA도 실책을 저질러 흐름을 내줬다.
3회초 선발 이의리가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박찬호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이후 이의리는 전준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한동희를 넘지 못하고 2점 홈런을 허용하며 3-5가 됐다.
롯데 한동희 실책을 묶어 6회말 1점을 따라붙은 KIA는 8회말 대타 고종욱의 2타점 역전 적시타로 6-5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는 쉽게 끝내지 못했다.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이 선두타자 이학주 번트에 송구 실책을, 대수비 2루수 김태진은 병살타 찬스를 날리는 실책을 저질렀다. 경기가 종료되어야 할 상황은 1사 1,2루 위기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쉬운 수비는 계속 이어졌다. 9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1루수 황대인은 전준우의 높게 뜬 파울 플라이를 잡지 못해 불을 끄지 못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더그아웃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정해영이 전준우를 땅볼 처리하면서 6-5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기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이런 상태라면 팬들에게 약속했던 가을야구 티켓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야수들의 실책이 투수에게 주는 심리적 압박 등을 차지하고 뛰는 선수나 지도해야 하는 코치진은 자괴감을, 그런 경기에 돈을 지불하고 소중한 저녁 시간을 할애한 관중들은 허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각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