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한국판 클럽하우스' 카카오 음, 10개월 만에 퇴장…음성 SNS의 한계
입력 2022.04.01 15:35
수정 2022.04.01 15:36
4월 29일 종료
'한국판 클럽하우스'를 꿈꾸며 카카오가 야심 차게 내놨던 음성 소설 미디어 음(mm)이 4월 29일 오후 3시를 끝으로 10개월 만에 닻을 내린다. 카카오 음은 오디오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음성 소셜미디어에 대한 반응이 더 확장되지 못함에 따라 문을 닫는 결정을 했다.
지난해 6월 론칭한 카카오 음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력했다. 스피커가 방을 만들고 누구나 들어와서 이야기를 듣거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클럽하우스와 포맷이 비슷했지만, 의견을 나눔과 동시에 오픈채팅을 이용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설정하며 차별점을 설정했다.
또 성우 모집 이벤트, 토크쇼, 오디오 크리에이터 모집 등을 전개하며 사용자 확보에 힘썼다. 하지만 대중적인 소셜미디어로 거듭나지는 못했다.
카카오는 "음성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용성 확장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해왔다. 음성 대화를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비롯한 멀티미디어를 제공하고 소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음에 신규 기능을 추가하기보다는 아쉬운 점을 보완하는 새로운 시도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종료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2월 클럽하우스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음성 소셜미디어에 대한 미래는 밝아 보였다. 초대장이 있는 아이폰 사용자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희소성을 어필하자, 대중은 뜨겁게 반응했다. 여기에 MS 창업자 빌 게이츠,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설립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거물급 재계 인사부터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등이 등판해 스피커가 돼 인기를 끌었다.
클럽하우스를 사용하기 위해 초대장이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거래되기도 하고, 각종 SNS에는 클럽하우스 가입 인증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사람들은 사회 유명 인사들과 쌍방향 소통을 할 수 있고 저장이 따로 되지 않아 지금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정보들을 듣기 위해 클럽하우스를 클릭했다.
이 흐름을 타고 트위터 스페이스, 스포티파이 그린룸, 페이스북 라디오 오디오룸 등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서비스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거품은 급격하게 빠지고 있었다.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등장 초반인 지난해 2월 1일 0으로 시작한 클럽하우스의 검색 지수는 8일 최대 수치인 10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월의 마지막 날은 4를 기록했으며 3월에는 5를 넘어서는 날이 없었고 4월에는 1까지 하락했다. 유명 인사들이 빠져나가자 일반인들도 우후죽순 이탈하기 시작했고 클럽하우스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잊혀져가고 있었다.
6월 후발주자로 독립적인 음성 소셜미디어에 뛰어든 카카오 음의 마침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유사한 서비스 페이스북의 라이브 오디오, 트위터 스페이스, 스포티파이 그린룸 등은 기존 SNS에 음성 대화 기능을 추가하면서 SNS와 음성 대화를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들은 음성대화만을 위해 SNS을 다운로드 받고 사용법을 익히고 뛰어드는 것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음성 소셜미디어의 인기가 시들해져 가는 이유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호흡이 짧아지고 있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유행의 주기는 빨라지고 하루가 다르게 숏폼부터 미드폼, 오리지널 시리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잡기 위해 등장한다. 이런 상황에 이용자들이 한정된 카카오 음이 외연을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카카오는 음을 종료하지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음과 비슷한 형태의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무기인 카카오톡에 음성 대화 기능을 넣으며 새로운 것에 힘을 쏟기 보다, 자신 있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쏟기로 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