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능] "시험 끝났다"…교문에서 까치발 들고 아들·딸 찾는 학부모들
입력 2024.11.14 18:47
수정 2024.11.14 20:04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일찍부터 시험장 찾아 시험 마치고 나올 수험생 자녀 기다린 학부모들
교문 밖으로 나온 수험생들 안아주며 "고생했다"…자녀 안고 눈물 보이는 부모들도 부지기수
학부모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아…덩달아 긴장돼 회사 연차 쓰고 하루 종일 자녀 기다려"
수험생 "영어, 탐구 어려워…수시 등 입시 과정 남아 있는 만큼 끝까지 최선 다하겠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6일 오후, 제20시험지구 제11시험장 서울 성수고등학교 앞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시험을 마치고 나올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이날 오후 4시 50분쯤 교문이 열리자 학부모들은 까치발을 들고 학교 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자식들을 찾았다. 이윽고 멀리서 서서히 걸어 나오는 한 수험생이 보이자 학부모들은 일제히 "나온다"를 외쳤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꼭 안아주며 "고생했다"고 말했다. 자녀를 안고 눈물을 보이는 부모도 있었다.
일찍부터 시험장 앞에 나와 자녀를 기다리던 김모(51)씨는 "아이가 수능을 보는데 저도 덩달아 긴장돼 하루 연차를 냈다. 아침에 데려다주면서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았다"며 "오늘은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진웅(51)씨는 "수능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시험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녀가 후회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방학하면 아이와 둘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찍 회사를 마치고 이곳으로 온 이정희(53)씨는 "지금 바라는 점은 아이가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는 것 하나 뿐"이라며 "저녁은 가족끼리 맛있는 메뉴를 정해 외식할 계획이다. 또 나중에 시간 되면 아이가 좋아하는 쇼핑도 같이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5시 10분쯤 수험장을 빠져나온 정혜윤(19)양은 "기운이 다 빠지는 느낌이다. 머리가 멍하다"며 "예상보다 4교시 탐구 과목이 어려웠다. 이번 수능의 난이도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얼른 집에 가서 가족끼리 맛있는 것을 먹고 푹 쉬고 싶다"며 "아직 수시 면접이 남아 있는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재수생인 김모(20)씨는 "올해 수능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쉬운 편이었다. 시험은 쉬웠지만 저는 너무 나약했던 것 같다"며 "후련할 줄 알았는데 막상 수능을 보고 나니 허무한 감정이 크다. 집에서 가족들과 술 마시고 마음 편히 쉴 계획"이라고 전했다.
성수고 교문 앞에서 만난 김해민(19)양과 김민서(19)양은 "수능이 어렵지는 않았는데 그렇다고 쉽지도 않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 내년에 또 본다면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내일은 학교에서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쉰다. 빨리 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힘내서 남은 입시 과정을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수능이 모두 종료된 후 문제지와 정답지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평가원은 수능 종료 후부터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문제 및 정답 이의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26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2025학년도 수능 성적은 다음 달 6일에 수험생들에게 배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