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 속 축제 분위기 되찾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3.31 18:58
수정 2022.03.31 18:59

연상호 감독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선정'

이창동 감독 특별전 준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코로나19 속에서 정상적으로 개최된다.


3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이 진행돼 김승수 조직위원장, 이준동 집행위원장,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 올해의 프로그래머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의 축제성을 완전하게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시겠지만 지난 2년 동안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한 후 가장 먼저 열린 영화제였다"라며 "베를린 영화제는 코로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그대로 진행됐지만 저희 전주국제영화제부터 소위 팬데믹이 시작됐다. 그래서 참고할 만한 게 없었다. 지난해 역시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갔다. 올해는 코로나가 한창 확산되고 있지만, 지금은 축제성을 완전히 회복할 단계라 본다"라고 올해 영화제 방향성을 설명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56개국 영화 217편(해외 123편, 국내 94편)을 초청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상영작은 112편(해외 69편, 국내 43편)이다. 출품작은 전주 시내 5개 극장, 19개 관에서 상영된다. 온라인 상영작은 영화제 전용 플랫폼 온피프엔에서 관람할 수 있다.


개막작은 한국계인 코고나다 감독의 '애프터 양'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단편소설 작가 알렉산더 와인스틴 원작 '양과의 안녕'을 영화화했다.이 영화는 정적이고 미니멀한 SF라는 독특한 연출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떤 미래에 살고 있는 제이크 가족이 중국에서 입양한 딸 미카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안드로이드 '양'을 구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콜린 패럴이 주연을 맡았으며 한국계 배우 저스틴 배우가 출연한다.


폐막작은 에리크 그라벨 감독의 '풀타임'이다. 비정규직 직장에 다니며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싱글맘의 상황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촌티 부문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출품작은 여성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국제경쟁섹션에 선정된 10편 중 6편이 여성 감독 연출작이다. 선정작은 '스파이의 침묵', '고독의 지리학', '청춘을 위한 앨범', '알레프', '요즘 사람들', ''메두사, 실험적인 작품 알레프', '아슬란을 찾아서' 등이다.


한국 경쟁의 경우 올해 1300편에 달하는 작품이 출품되며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작년에 비해 200편 가까이 늘어난 작품이 접수됐다. 올해 출품작은 가족이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가 많았다. 기존에는 사회비판적 주제가 많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창작자들의 시선이 외부세계에서 내부세계로 변화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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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된 영화는 '경아의 딸', '내가 누워있을 때', '비밀의 언덕', '사랑의 고고학', '윤시내가 사라졌다', '잠자리 구하기', '정순', '파로호', '폭로' 등 9편이다.


올해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특별전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이 열린다. 이번 특별전 전체 상영작은 총 8편으로, 이창동 감독의 대표작인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과 단편 '심장소리', 알랭 마자르 감독의 다큐멘터리 '이창동: 아이러니의 예술'(2022)이다.


'초록물고기', '오아시스' 등의 작품은 이창동 감독이 직접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에 참여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 4K 버전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태흥영화사 회고전 '충무로 전설의 명가 태흥영화사'와 '오마주: 신수원, 그리고 한국여성감독' 특별전이 준비돼 있다. '충무로 전설의 명가 태흥영화사'는 지난해 타계한 이태원 대표를 기리며 태흥영화사의 역사를 돌아본다. '오마주: 신수원, 그리고 한국여성 감독은'은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 여성 감독들을 집중 조명한다.


또한 연상호 감독이 지난해 신설된 전주국제영화제 'J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 참여해 본인이 추천하는 영화를 관객에게 소개한다.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 '부산행',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블루 벨벳',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 가타야마 신조 감독의 '실종'을 소개한다.


연상호 감독은 "사실 저도 제 작품을 제외하고 선정한 영화들을 극장에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큰 스크린에서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기묘하고 묘한 느낌을 내는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좋아하실 것이다. 극장에 오셔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상 개최 회복'을 목표로 하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이전부터 폐막 때까지 여러 공연과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골목&야외상영' 전주시네마타운에서 진행되는 '전주 시민 특별 상영회', 영화제 초청작 포스터 전시 '100필름, 100포스터'가 관객들과 만난다.


이준동 조직위원장은 "정부에서도 단계적으로 코로나를 완화하고 있다고 이해하고 3년 만에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돔을 설치, 중요한 행사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방역이 가장 걱정스럽지만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전주의 의료계와 협조 체제를 구축해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안전한 영화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열린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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