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솔지가 보낸 ‘겨울의 끝자락’, 그리고 다시 시작될 ‘봄’
입력 2022.03.28 14:53
수정 2022.03.28 14:53
첫 미니앨범 '퍼스트 레터' 발매
"다시 발라드, 어쩌면 당연한 과정"
그룹 EXID의 메인 보컬 솔지가,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솔지는 한 계절의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시기, 겨울의 끝자락을 담은 음악 편지를 대중에게 전달한다. 솔지의 이야기를 지난달 25일 발매한 첫 미니앨범 ‘퍼스트 레터’에 꾹꾹 눌러 담으면서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앨범이 나오기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빨리 찾아뵙고 싶었는데 부득이하게 너무 오래 공백이 길어진 것 같아 팬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이 컸어요. 아무래도 부담감이 많았던 것 같아요. 1년 6개월 만의 앨범이기도 하고, 내 첫 앨범이다 보니 어떤 장르의 노래로 인사를 드려야 할지 고민도 클 수밖에 없었죠.”
오래 공들인 솔로 앨범인 만큼, 앨범 곳곳엔 ‘솔지의 색깔’ ‘솔지의 결’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가 여실히 드러난다. 자신의 생각을 담은 앨범인 동시에 이 앨범은 누군가에겐 공감을, 또 위로를 안겨주는 앨범으로 완성됐다.
“앨범에는 제가 담고 싶은 보컬 그리고 위로를 담고 싶었어요. 이별 곡이라도 위로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가사도 그런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편안히 쉴 수 있는 곡, 들으며 위로 받을 수 있는 곡, 안아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곡을 선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보에는 한 계절의 끝에서 한 사람에 대한 서글픔과 그리운 추억을 동시에 상기하는 애절한 발라드인 타이틀곡 ‘계절의 끝에서’를 비롯해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이렇게 헤어지고 있어’ 그리고 직접 가사를 쓴 ‘필로우’ 등 총 6곡이 담겼다. 특히 이번 앨범에는 솔지의 보컬적인 매력이 드러나는 진한 감성의 발라드곡들이 눈에 띈다.
“보컬리스트로서 제가 하고자 하는 것과 사람들이 저에게서 듣고자 하는 음악이 무엇일지 생각한 결과죠. 보컬리스트의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뚜렷했어요. 노래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위로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더 자세히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많이 들려드리고픈 욕심이 있어요. 감성적인 부분까지 조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래서 발라드 두 곡에 소울풀한 알앤비 곡, 미디엄 템포의 곡까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도 담으려고 했어요.”
앨범 전반에서 강조되는 키워드는 ‘위로’다. 솔지는 ‘무한도전’ 당시 유재석이 했던 말을 회상하기도 했다. 당시 유재석은 자신의 신인 시절을 생각하며 “정말 힘들었지만, 이겨냈고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저는 힘든 시간을 이겨낸 사람들을 보면서 위로를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유재석 선배님이 부른 곡 ‘말하는대로’가 나왔을 때인데, 그 방송을 보고 정말 ‘엉엉’ 울었어요. 모두가 힘든 시간이 있는데, 그걸 이겨내는 과정을 보면 강력한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저도 누군가에게 내 인생이 위로가 될 수 있게,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솔지 역시 힘들었지만 이겨냈고 현재 이 자리에 서게 됐다. 벌써 데뷔한지 10여년이 훌쩍 흐르면서 10대이던 솔지는 어엿한 30대가 됐다.
“항상 많은 생각이 들어요. 저도 사실 ‘어떻게 버티고 해냈지’라는 생각을 하면 답이 나오진 않아요. 저를 믿어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고, 저 스스로를 믿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가 제3자가 되어 ‘괜찮아, 앞으로도 잘 될 거야. 꾸준히 열심히 하면 기회는 올 거야’라고요. 한편으론 저도 쉽지 않은 시간을 겪었지만 누군가를 위해, 내가 잘 돼서 그들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고 싶어요.”
솔지는 그간 EXID의 멤버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여왔다.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도, 대중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도 EXID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주효했다. 하지만 엄연히 솔지의 시작은 발라드였다.
“감사하게도 EXID로서, 퍼포먼스적인 부분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게 됐지만 항상 보컬적인 부분에 있어서 목말라 있었던 것 같아요. 나의 곡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가지고 있었거든요. 어찌 보면 다시 발라드를 부르는 게 저에겐 자연스러운 과정이지 않나 싶어요.”
무명의 시절을 지나 역주행 이후 큰 사랑과 스포트라이트 속 가수로서의 여정을 이어온 솔지는 자신의 가수 인생을 ‘이제 비로소 시작’이라고 말한다.
“사실 가수의 수명이 짧다고 하지만, 스스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기량이 무르익고, 연륜이 쌓일수록 더 좋은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잖아요. 저는 아직 보여드릴게 너무 많거든요. 수명까지도 생각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직 ‘초입’이에요(웃음). 계절이라고 하면 가수로선 ‘봄’이라고 하고 싶네요. 인생을 통틀어 보면 쌓아온 경험들이 활짝 필 수 있는, 뜨거운 ‘초여름’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