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리의 ‘마음아 안녕’⑪] 예민하고 섬세한 아이 양육은 이렇게 하자
입력 2022.03.09 13:36
수정 2022.03.09 10:27
3세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최근 들어 고집이 세지고 떼가 늘어난 아이로 인해 고민이 많다. 신생아 시절부터 울음이 길고 달래지지 않았던 터라 아이가 예민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금씩 자기표현이 늘고 고집이 생겨 요구대로 되지 않으면 진정되지 않고 떼를 부리는 횟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상담소를 찾는 많은 부모들은 아이의 예민함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물론 예민함이 크면 양육시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예민함이 가진 장점도 분명히 존재하는데, 대부분 이를 문제라 생각하고 집중하여 아이를 더 불안하게 대하고 어렵게 양육하는 경우가 많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는 감각적 예민함과 조절력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조절 기제가 아직 발달하지 않아 부모나 양육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예민함을 잘 키워주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알고 섬세하게 다양한 사고를 하는 기민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 오늘은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님들을 위해 몇 가지 양육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아이의 예민함이 기질적인 원인인지 환경적 원인인지 파악이 필요하다.
다음은 기질적 예민함이 아닌 환경적 요인에 비롯한 이유들의 목록이다. 혹시 이러한 문제라면 다른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 자신감이나 자기 수용이 부족한 경우
□ 가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 (이사, 가정불화, 환경의 변화)
□ 양보나 포기를 못 배우고 자란경우
□ 질병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
□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언어장애, 질병, 학습장애)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가져야 할 태도 중 첫 번째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존중’해야 한다. 아이는 직관적이고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다. 아이의 기질을 바꾸려는 것이 답이 아니라(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아이가 자신의 기질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해주고 부모가 자녀의 기질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해주자. “너는 다양한 걸 생각할 줄 알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아이야. 너는 정말 좋은 사람이 될 거고,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거야. 가끔 너도 모르게 화가 나고 힘든 마음이 들 수도 있어. 그런 감정들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도와줄게”라고 말해주자.
두 번째는 ‘아이의 예민함을 건드리는 자극의 방아쇠’를 찾아라. 예민한 아이는 작은 변화나 자극에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지나친 자극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규모가 큰 집단, 빡빡한 일정, 시끄러운 장소, 시끄러운 친구 등은 예민한 아이에게는 힘들 수 있다. 할 수 있는 한 이런 환경을 줄이고 감정을 차분히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자
세 번째는 ‘계획적인 일과와 틀을 제공’ 해주자. 예민한 아이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먼저 계획을 세워서 무엇을 할지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아이가 자신의 일과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특히 안정적인 일정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와 일주일 동안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목록화해 작성해보고 실천 여부도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면 자기 결정에 대한 확신이 늘고 자신감과 조절력이 상승하게 된다.
네 번째는 ‘강하게 표현되는 부정적 감정, 조절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얼굴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거나 기복이 큰 감정의 변화를 줄이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수 없다. 그런 감정들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배울 수 있도록 감정 조절을 도와주자. 아이가 처음부터 감정을 말로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감정카드나 감정 온도계등과 같은 교구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과 그 정도를 알 수 있도록 알려주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카드로 고르게 하고 그 감정이 얼마만큼 인지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감정을 조절하여 전달하는 과정을 배워가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붙은 꼬리표’를 떼어줘야 한다. 예민한 아이들은 종종 까다롭고 지나치게 소심한 아이라고 인식된다. 선생님, 가족, 친구들이 아이를 그렇게 인식하지 않도록 하고 무엇보다 부모 자신도 아이를 그렇게 인식하지 않도록 하자. 별명이나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라고 명명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우애리 플레이올라 대표원장playhol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