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애자녀 살해한 부모들 잇따라 검거

생활고에 시달리던 부모가 장애를 가진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40대 여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자택에서 지적장애인 아들 B(7) 군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7시께 A씨의 오빠로부터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집으로 출동해 숨진 B군과 함께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경제적으로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미혼모인 A씨는 홀로 B군을 키우면서 기초생활수급비를 수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숨진 당일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기 시흥에서는 50대 친모가 중증 발달장애인인 20대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다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3일 시흥경찰서는 살인혐의로 친모 C(54)씨를 긴급 체포했다. C씨는 지난 2일 오전 3시께 시흥시 신천동 집에서 중증 발달장애인인 20대 딸 D씨를 질식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튿날인 이날 오전 8시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내가 딸을 죽였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이 과정에서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집 안에서는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를 만나거라'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C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말기 갑상선암 투병 중인 C씨는 과거 남편과 이혼하고 D양과 단둘이 살아오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동이 불편해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한 C씨에게는 기초생활보장 수급비와 딸의 장애인수당, 그리고 D씨가 가끔 아르바이트로 벌어오는 돈이 수입의 전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씨의 치료가 끝난 이후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