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 관계자 “이헌욱 전 사장이 기조실 통해 이재명 옆집 계약” 주장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입력 2022.02.22 05:14 수정 2022.02.22 05:52

“회사 직원들 대다수의 생각…담당 부장이 직접 기안 내고 계약한 것도 이례적”

"기조실 올해 초 비서실로 축소·변경…이후 비서실 인력, 모두 다른 인력으로 채워져"

"이헌욱 전 사장 재임기간 직원 늘어난 것은 불가피한 선택…당시 사업확장 상태"

GH 사실무근 일축…민주당 "이재명·선대위 모두 GH 합숙소 알지 못해…법적 책임 물을 것"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헌욱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이 기획조정실(기조실)을 통해 성남시 수내동에 위치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옆집(2402호)을 전세계약을 했다는 주장이 경기주택도시공사 내부에서 제기됐다.


21일 GH 내부 사정에 정통한 A씨는 “이헌욱 전 사장이 기조실을 통해 이재명 대선후보 옆집을 전세 계약을 했다는 것이 회사 직원들 대다수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세 계약에 대해선 “원칙적으로는 사업단에서 기안을 내지만, 담당 부장인 B씨가 직접 기안을 내고 전세 계약까지 했다고 하던데, 이것은 대단이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는 “기조실은 올해 초 비서실로 축소·변경됐고, 이후 비서실 인력은 모두 다른 인력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이헌욱 전 사장 재임기간 동안 직원이 늘어난 것에 대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A씨는 “당시 기본 주택뿐만 아니라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상태였다”며 “이헌욱 전 사장이 사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약 200명이 늘어났고, 퇴임 이후엔 정원이 50명 증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성남FC·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역임한 이헌욱 전 사장은 ‘리틀 이재명’으로 불릴 정도로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혀왔던 인사다. 이 전 사장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2019년 2월 GH 사장에 취임했고, 취임 당시에도 이 후보로 인해 GH 사장 자리에 앉았다는 등 뒷말과 의혹이 무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3일 퇴임해 현재 이재명 선대위 약속과실천위원장을 맡고 있다. GH 사장 자리는 이후 계속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다.


앞서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최근 SNS를 통해 “2402호 전세 계약은 이헌욱 사장이 동과 호수까지 지시했다는 GH 고위 임원의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전세 계약의 시기는 2020년 8월인데, GH가 이재명 후보의 옆집을 보증금 9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GH의 합숙소 운영 및 관리 지침에 따르면 1인당 전용면적은 28㎡로 통상 4명이 거주하는 합숙소 면적이 112㎡(약 34평)를 넘어선 안 되는데, 이 옆집은 전용면적이 164㎡(약 50평)에 달한다.


원희룡 본부장은 또 “공사의 합숙소는 이헌욱 사장이 취임 이전인 2019년에는 30여개 정도 있었는데, 이헌욱 사장 취임 후 합숙소가130여개로 늘어났다”며 “(공사에서) 아파트 관리비까지 부담해주고 있다. 직원 정원도150명 늘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헌욱 사장은 이재명 대선 캠프에 들어간다고 2021년 11월 3일 사퇴했다”며 “사장직무대행을 맡은 안태준 부사장도 지난 14일 사퇴해 이재명 대선캠프에 들어갔다가 광주시장에 도전한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402호 집주인의 아들로 추정되는 50대 후반 C씨 부부가 이재명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경호경비업 등을 하는 인력회사를 운영했던 C씨는 회사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한 달만인 2011년 10월 성남시 산하 기관에 부장으로 특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후보였다.


GH는 원희룡 본부장의 주장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후보와 선대위 모두 GH의 합숙소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계속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송석준 의원 등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단 등은 GH 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이재명 후보 옆집에 마련된 GH 직원 합숙소에 대한 의혹 해명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해당 합숙소는 이헌욱 전 사장이 취임 후 임대됐지만 이헌욱 전 사장과 이재명 후보, 김혜경 씨는 ‘전혀 몰랐다’며 부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 옆집에 위치한 GH 직원 합숙소가 그의 비선캠프로 활용된 것이 아닌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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