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숏폼이 트렌드라지만”…영화관서 보는 ‘20분 콘텐츠’도 통할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2.15 09:06
수정 2022.02.15 09:06

CGV 숏폼 콘텐츠 극장 최초 상영

첫 작품은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

콘텐츠 업계에서 2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이 MZ세대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방송가는 물론, 가요, 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활발히 시도되고 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콘텐츠를 즐기는 대중들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숏폼(Short Form) 콘텐츠다.


이런 가운데 CGV도 숏폼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다. 트렌드를 반영해 업계 최초로 극장에서 숏폼 콘텐츠를 상영하겠다는 의도다. CGV가 기획한 숏폼 콘텐츠 ‘C숏’은 ‘C(See), Short!’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영화는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Apink SPECIAL MOVIE: HORN)으로 러닝타임은 26분이다.


이달 23일부터 단독으로 상영하는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은 그룹 에이핑크의 10주년을 되돌아보는 영화다. 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 등 에이핑크 완전체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2021년 12월 31일에 진행된 공연 모습부터 스페셜 앨범 ‘혼’과 타이틀곡 ‘딜레마’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팬들에게 전하는 다양한 인터뷰까지 담길 예정이다.


기존에도 CGV는 아티스트들의 콘서트 현장을 담거나, 그 뒷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 극장에서 상영해왔다. 사실상 이번 ‘C숏’은 기존에 선보였던 콘서트 영화나, 제작기 영상의 압축판으로도 볼 수 있다. 상영시간이 짧아진 만큼 티켓값도 기존 약 1만5000원 내외에서 5000원으로 저렴하다.


다만 “팬들뿐만 아니라 짧지만 임팩트 있는 영상으로 MZ세대에게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CGV의 기대처럼 극장에서 보는 숏폼 콘텐츠의 수요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도 그럴 것이 숏폼 콘텐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소비된다. 무조건 ‘짧다’는 것이 소비를 자극하는 게 아니다. 콘텐츠의 양이 방대해지는 환경에서 이동 시간 등 시간이 날 때마다 보는 효율적인 소비를 중시하면서 짧은 영상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인기를 끄는 숏폼 콘텐츠들은 주로 틱톡이나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를 중심으로 주류로 떠올랐고 최근 모바일을 넘어 TV 방송으로 이어졌다. 2020년 방송한 tvN 예능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 ‘출장 십오야’ 등이 대표적이다. 공연계의 경우도 공연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서였다. EMK엔터테인먼트의 웹뮤지컬 ‘킬러파티’와 예술의전당이 론칭한 ‘플레이 클립스’ 등이다.


물론 이번 ‘에이핑크 스페셜 무비: 혼’에 대한 수요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앞서 가수들의 콘서트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에이핑크가 보유하고 있는 팬덤은 해당 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이다. 콘텐츠의 형식을 차치하고서라도 워낙 팬덤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일반 대중들을 품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심지어 팬들 사이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이핑크 팬이라는 A씨는 “영화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와 인터뷰, 앨범 제작 과정 등을 볼 수 있다는 건 팬에게 큰 선물임엔 분명하다. 다만 이왕 영화관에 간 거 돈을 더 주고서라도 더 오래, 더 자세하게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OTT에도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OTT에서의 소비가 더 활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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