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불안함도, 박탈감도 없는…‘랜선 여행’ 콘텐츠의 진화 ‘톡파원’
입력 2022.02.13 15:51
수정 2022.02.13 13:53
‘톡파원 25시’ 새로운 여행 예능으로 호평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여행을 떠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익숙하다. 알려지지 않은 국내 명소를 소개하거나 캠핑 등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여행 예능들이 그 아쉬움을 일부나마 달래주기도 했지만, 최근 연예계에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지켜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때는 예능가의 인기 포맷이었던 여행 예능은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며 변화를 겪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해외를 누비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국내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숨겨진 명소들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캠핑과 차박 등 한적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여행 방식을 상세하게 알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일일 5만 명을 넘긴 가운데, 연예계에도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방송 특성상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방송으로만’ 즐기기에는 보는 이들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더불어 떠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길어지면서 연예인들의 ‘노마스크’ 여행에 박탈감을 느낀다는 이들도 생겨났다. 방송은 물론, 최근 스위스 홍보대사 ‘스위스 프렌즈’로 선정된 이시영이 노마스크로 스위스를 누비는 모습을 공개하자, SNS에는 우려 섞인 지적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여행으로 여행지를 바꾸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예능가였지만,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여행 방식이 된 ‘랜선 여행’을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톡파원 25시’가 그 예다.
‘톡파원 25시’는 생생한 세계 각국의 현지 영상을 살펴보고 화상앱을 통해 다양한 톡파원들과 깊이 있는 토크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회차에서는 출연진들이 미국, 일본, 프랑스 톡파원들이 촬영한 영상을 함께 지켜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해외에 거주 중인 교민 또는 유학생이 톡파원으로 나섰고, 이들은 카메라 하나를 들고 주변 곳곳을 누비며 필요한 영상들을 담아냈다. 이국적인 풍경은 물론, 현지의 생생한 소식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필요한 영상들을 담아내는 톡파원들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여행 과정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 다양한 정보가 담긴 대화를 통해 기존의 랜선 여행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현무와 김숙, 이찬원, 다니엘 린데만, 알베르토, 줄리안, 타일러, 타쿠야 등 출연진들은 톡파원들의 영상을 보며 감탄을 하기도 하지만, 영상을 통해 톡파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각 나라의 코로나19 상황과 대처를 비교해보기도 하고, 2회에서는 해외의 부동산 시세와 독특한 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방식의 랜선 여행 콘텐츠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현지 풍광을 1인칭 시점으로 담아낸 콘텐츠, 또는 내가 직접 차를 타고 도시를 누비는 것 같은 드라이빙 영상이 차별화된 몰입감을 선사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톡파원 25시’는 랜선 여행에 TV 프로그램이 제공할 수 있는 토크와 정보를 곁들여 새로운 결의 여행 예능을 탄생시킨 것이다. 여행지를 담은 콘텐츠들도 물론 대리만족을 선사하지만, 현실이 반영된 ‘톡파원 25시’가 주는 몰입감과 만족도는 더욱 깊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