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언팩 2022] “플래그십의 모든 것”…갤럭시S22, 라인업 정리 완료(종합)

김은경기자 (ek@dailian.co.kr), 최은수 기자
입력 2022.02.10 01:59
수정 2022.02.10 02:03

울트라에 갤노트 DNA ‘S펜’ 이식…확실한 선택지 제시

가격 동결 승부수…1년 건너뛴 갤노트 팬 대기수요 기대

삼성전자가 ‘갤럭시S22’ 시리즈를 통해 복잡했던 플래그십 라인업 정리를 끝내고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노태문 “혁신의 정의 새로 쓸 궁극의 스마트폰”

삼성전자는 10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갤럭시S22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번 시리즈는 ▲6.1인치 갤럭시S22 ▲6.6인치 갤럭시S22+(플러스) ▲6.8인치 갤럭시S22 울트라 총 3종으로 구성됐다. 최상위 울트라 모델에 ‘갤럭시노트’의 상징이었던 S펜을 탑재한 것이 이번 시리즈의 핵심이다.


노태문 삼성전자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Mobile Experience)사업부장 사장은 이번 제품에 대해 “영상 캡처와 편집, 공유 등 최신기능까지 갖추고 당신의 일상을 영화처럼 만들 고성능 기기”라며 “혁신의 정의를 새로 쓸 궁극의 스마트폰”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본과 플러스 모델이 전작인 ‘갤럭시S21’ 디자인을 계승했다면 울트라 모델은 외관부터 다른 사실상 별개의 제품으로 봐야 한다. 기본·플러스 모델은 플래그십의 기본기를 유지하고 최상위 모델은 외관과 성능을 모두 차별화하면서 소비자에게 더 분명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까지 상반기 ‘갤럭시S’를,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를 주력 모델로 선보여 왔다. 그해 출시된 ‘갤럭시S10’과 ‘갤럭시노트10’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고 판매량도 견조했다.


하지만 이듬해 폴더블 스마트폰이 플래그십 라인업에 본격적으로 추가됐고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주력 제품이 많아 마케팅 전략에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갤럭시S 시리즈는 연간 3500만~4000만대 판매되는 모델이었지만 ‘갤럭시S20’과 ‘갤럭시S21’의 판매량은 3000만대를 넘지 못했다.


라인업 다변화에 부담을 느낀 삼성전자는 2020년 ‘갤럭시노트20’를 끝으로 더 이상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의 아쉬움은 여전했다.


고민 끝에 삼성전자는 S펜을 갤럭시S로 이식하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리즈가 주춤했던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량을 끌어올릴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울트라 모델은 기존 갤럭시S 시리즈 수요에 더해 S펜을 기다렸던 갤럭시노트 팬들의 대기수요까지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모델 성능을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동결했다. 반도체 수급 불안정으로 제조 원가가 오른 상황에서 던진 승부수다. 기본과 플러스 모델은 각각 99만9900원, 119만9000원이며 울트라는 145만2000원부터 시작한다.


‘호랑이 눈’ 야간 카메라…이번엔 발열 잡았을까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에서 S펜 외에 가장 크게 강조한 것은 야간 카메라 성능 개선이다.


갤럭시S22 울트라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중 가장 큰 2.4um 크기의 1억800만 초고화소 카메라를 비롯해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각각 광학 3배와 10배의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2개 등 쿼드(4개) 카메라를 탑재했다.


물리적인 카메라보다 돋보이는 것은 진화한 후처리 기술이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로 4nm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강화된 인공지능(AI) 기술로 야간에도 피사체의 디테일까지 기록할 수 있는 ‘나이토그래피’를 지원하며 수퍼(SUPER)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를 구현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플레어’ 현상은 슈퍼 클리어 글래스 탑재로 해결했다. 플레어 현상은 빛이 카메라 렌즈에 반사돼 난반사가 일어나면서 잔상이 화면에 남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가 언팩 발표에서 발열 개선을 강조한 점도 인상 깊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전작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비롯해 발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제품에는 열 분산에 최적화된 신소재를 사용하고 방열 솔루션을 완전히 개선해 발열로 인한 문제를 해결했다.


콘텐츠 도입 신선…공식 모델 BTS는 ‘환경 전도사’로

언팩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삼성전자가 제품 소개 영상에 콘텐츠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갤럭시S22 첫 공개 장면은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과 협업해 제작됐다. 1800년대 유럽이 배경이며 한 발명가가 중세 여왕에게 갤럭시S22를 소개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여왕이 제품에 대해 묻자 “약 210년 후에 볼 수 있다”는 위트 있는 답변이 이어진다. 노태문 사장의 키노트 이후 주요 사업부 임원이 제품을 소개하던 딱딱한 방식과 달리 스토리 있는 진행으로 주목도를 확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 영상은 애플을 간접적으로 조롱한 듯한 장면도 눈에 띈다. 영상 시작과 함께 매킨토시 경이 여왕에게 우의를 선보이자 여왕이 바로 물세례를 퍼붓는다. 매킨토시는 애플이 개발한 컴퓨터의 이름이다.


이날 언팩의 또 다른 주인공인 ‘갤럭시탭S8’은 개봉 예정인 영화 ‘더 배트맨’의 한 장면과 함께 등장했다. 사상 첫 14.8인치 대화면 태블릿을 소개하면서 삼성전자는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고 표현했다.


갤럭시탭S 시리즈에 처음으로 추가된 울트라 모델은 14.6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대화면은 갤럭시 모바일 기기의 강점인 멀티태스킹에 탁월한 성능을 낼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탭S8 시리즈 역시 4nm 프로세서를 탑재해 메모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으며 S펜 반응속도가 개선됐다. 갤럭시S22과 함께 쓰면 필기 시 스마트폰을 팔레트처럼 쓸 수 있다.


행사의 마무리는 삼성전자 공식 홍보 모델인 글로벌 인기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장식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친환경 소재 사용을 강조한 만큼 BTS도 기존처럼 제품 소개가 하닌 지속가능 비전인 ‘지구를 위한 갤럭시’를 설명하는 장면에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를 시작으로 앞으로 모든 갤럭시 기기에 해양 폐기물로 만든 친환경 소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모든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고 제품 패키지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제거할 계획이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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