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다 계획이 있구나?…"국방력 강화, 15년 구상과 연계"
입력 2022.02.04 04:30
수정 2022.02.04 08:00
"북한 국제적 지위 달라져"
핵보유국 지위 내세우며
'북중러 연대' 강조하기도
북한이 연초부터 무력시위를 일곱 차례 감행한 가운데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라는 '15년 구상'과 연계돼있다는 북한 매체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선제적 제재완화 등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군사행동을 거듭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으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모양새다.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일 '우리 국가제일주의 시대의 국방력 발전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의 조선(북한)은 5년 전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세계를 보고 있으며 과거와 다른 새로운 단계의 국가 부흥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15년 구상과 국방력 강화 계획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조선의 적대 세력들은 조선의 국방력 강화 조치에 '벼랑 끝 전술'이라는 낡아빠진 딱지를 붙이고 국제 여론을 오도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힘의 실체를 똑바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해 1월 개최된 제8차 노동당대회가 "15년 안팎에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융성·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울 데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고도 했다.
당대회를 통해 수립한 중장기 계획을 밑그림 삼아 각 분야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국방력 강화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일자 기사에서 지난달 성과를 결산하며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중 가장 중요한 핵심 과업을 완수한 소식은 총진군 대오에 무한한 신심과 활력을 더욱 북돋아 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두 차례 시험발사에 나선 뒤 '성공'을 자신했던 극초음속미사일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한 뒤 "전쟁억제력을 비상히 강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성업에서 계속 훌륭한 성과들을 쟁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당대회 당시 국방부문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핵무기의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초대형 핵탄두 △1만5000㎞ 사정권 타격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극초음속미사일) 개발·도입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핵잠수함 및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등을 '핵심 5대 과업'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국방 분야 핵심 5대 과업 중 아직 달성하지 못한 4가지 역량 확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긴 호흡으로 군사 역량을 강화하며 군축협상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조선신보는 "시대는 달리지고 조선의 국제적 지위도 달라졌다"며 "조선의 국가 핵무력 완성을 기점으로 조선반도(한반도)를 둘러싼 세계 정치 구도와 역량관계에서도 근본적인 전환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은 전략국가의 지위와 국력에 상응한 사업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를 완강하게 점령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핵보유를 계기로 중국·러시아와 대등한 관계에서 대미 전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조선의 힘의 실체가 이 나라들의 국익에도 합치되는 구도가 형성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의 일방적이며 불공정한 편 가르기식 대외정책에 기인하는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강권과 전횡이 국제평화와 안정의 근간을 허물고 있는 현정세하에서 조선과 중국, 러시아 사이의 공동전선이 더욱 다져지는 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전략경쟁이 더욱 첨예해지는 가운데 중국·러시아와의 연대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대외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당대회를 통해 언급한 바 있는 '사회주의 국가 간 연대 강화'를 미국에 대한 북중러 공동전선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