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前 단일화 협상 시작 어려울까…윤석열·안철수, 지지율 추세 주시
입력 2022.01.12 10:39
수정 2022.01.12 10:40
尹 지지율 반등에 安 상승세 지속
향후 '더 유리한 고지' 기대감 있어
월말 설 연휴까지 여론 추이 볼듯
56일 앞으로 다가온 3·9 대선의 최대 변수인 야권 후보 단일화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세에 접어들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여전함에 따라, 월말 설 연휴 때까지는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는 일 없이 쌍방이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거리를 두고 있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선을 긋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선거운동을 한창 하고 있는 와중에 드릴 말씀이 아닌 것 같다"며 "내가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같은날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내가 정권교체를 하려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단일화에 관심 없다"며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두 후보가 단일화에 거리를 두고 선을 긋고 있는 것에는 향후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한 채로 단일화 협상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후보는 이른바 '윤벤션 효과'가 끝난 뒤로는 지속적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지난주 중앙선대위 해체 승부수와 당 내홍 수습을 계기로 상승세로 반전될 조짐이 엿보인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7~8일 설문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후보는 5주 연속 하락세를 끊고 지난주 대비 0.1%p 반등하며 36.9%의 지지율을 획득해 오차범위 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36.5%)를 제쳤다. 지난주 대비 남성에서 4.1%p, 30대에서 10.8%p 상승한 것은 주목할만하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후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지적대로 안 후보의 상승세가 윤 후보에 대한 실망 여론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것에 불과하다면, 윤 후보가 반등하면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빠져야 한다. 그러나 윤 후보의 반등과 관계없이 안 후보는 독자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사이익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데일리안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지난주 대비 6.0%p 급등하며 지지율 14.0%로 두 자릿수에 안착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협상 열려도 셈법 복잡할 수밖에 없어
지지율·선호도·경쟁력 유불리 엇갈려
선뜻 '단일화' 공론화하기 어려운 국면
단일화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는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며 거리를 두는 정도인 반면 안철수 후보는 "관심 없다"며 보다 강경한 입장이다. 이같은 온도차는 지지층의 견고함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에 아직 지지층이 견고하게 굳어진 단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뜸'을 들이면서 지지층이 굳어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데일리안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는 후보를 3월 9일 대선일까지 계속 지지할 것인지를 설문한 결과,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응답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13.0%,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층에서는 21.9%에 불과했던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서는 57.9%에 달했다.
막상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테이블이 열린다 해도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선뜻 단일화를 공론화할 수 없게끔 만드는 요소다.
다자대결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안철수 후보보다 여전히 훨씬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를 가정한 질문을 던지면 안 후보가 윤 후보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더욱 경쟁력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많이 나온다.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야권 후보 단일화 상황을 가상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 윤석열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43.6%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38.6%)를 상대로 오차범위 내인 5.0%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는 경우에는 42.3%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후보(33.2%)를 상대로 오차범위 밖인 9.1%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지지율·선호도·경쟁력 중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항을 구성할지 지루한 싸움이 불가피한 국면인 것이다. 앞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와중에도 지루한 '밀당' 끝에 각자가 후보등록을 한 뒤에야 단일화가 성사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둘러싸고서는 '밀당'이 더욱 극심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직전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해 분루를 삼켰던 적이 있는 안 후보의 경우에는 더욱 신중한 자세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