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면초가…’젊은 꼰대’ 지적에 ‘성상납 의혹’까지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01.04 15:30
수정 2022.01.04 16:41

김재원·나경원 '李 책임론' 주장

'백의종군·셀프 직무정지' 의견도

李, 자산 20·30 지지도도 '글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지속된 성상납 의혹에 대한 비판과 선대위를 파행으로 몰고 간데 대한 당내 책임론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인 자산인 20·30세대까지 등을 돌리고 있단 의견까지 나오는 만큼 향후 이 대표의 위치가 위태로울 수 있단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준석 당대표가 선대위 파행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등장하고 있다. 우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를 향해 "전체 의원들의 요구가 어디에 닿아 있는가를 먼저 보라"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의 중진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이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전날 중앙선대위원회직에 복귀하지 않는 이 대표를 향해 "대선이라는 큰 전쟁 앞에서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김용남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전날 당과 선대위 갈등과 관련해 "선거가 이제 두 달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선대위 개편 결론을 어떻게든 빨리 내야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의 거취 문제라는 큰 걸림돌 하나가 계속 걸려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김 특보는 "이 대표가 계속 남아있으면 전통적 지지층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후보 입장에서는 점잖게 표현하면 이준석은 계륵과 같은 존재"라고까지 발언했다.


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경진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특보단장은 이날 "당내 인사 10명 중 7~8명은 이 대표가 사퇴 후 '백의종군' 해야 한단 의견에 동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는 젊은 층이 이 대표에게 바랐던 혁신적인 모습이 사라진 채 기성 정치권의 행동을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자신의 최대 정치적 자산이라고 자신했던 '2030 세대 상징성'마저도 훼손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3일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뽑혔을 때 국민의힘이 '꼰대' 정당에서 벗어나 젊은이와 함께 호흡하며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자기 뜻을 관철하는 등 기성 정치인을 뺨치는 수법을 보면 젊은 꼰대가 따로 없다"고 일갈했다.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성상납 의혹도 이 대표의 장애물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2월 27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대전지검 수사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며 제기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해서도 비판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 청원자는 지난 2일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이 대표의 공영방송 출연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원을 KBS 게시판에 게재했다. 이 글은 올라온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지난 3일 오후 1000명이 넘는 동의자를 끌어모았다. KBS는 시청자권익센터에 청원이 올라온 지 30일 이내에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공식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 이 대표 관련 답변 전달 기한은 3월 3일까지다.


김민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성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기간 동안 당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 지탄을 받기 쉽고 상대당의 공격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며 "이 대표가 적어도 선거기간만이라도 스스로 직무정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1일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겸 전 선대위 공보단장과의 갈등으로 인해 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 바 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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