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적 최고액은 성공적, KIA와 나성범도?
입력 2022.01.04 00:06
수정 2022.01.04 06:18
장원준, 최형우는 이적하자마자 팀 우승에 기여
김현수와 양의지는 팀 체질 개선에 앞장 서기도
KBO리그 구단들이 거액을 들여가며 FA 선수를 영입하는 이유는? 너무도 간단한 답이 바로 ‘성적 상승’이다.
역대급 돈 잔치로 펼쳐진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는 FA 자격을 얻은 15명 중 14명이 계약을 마쳤고 역대 최다 금액인 971억원의 계약 총액이 발생했다. 마지막 남은 FA인 정훈이 29억원 이상에 사인한다면 사상 첫 1000억원을 돌파하게 된다.
특히 이번 FA 시장에서는 무려 5명의 100억대 계약들이 줄을 지으면서 역대급 광풍이 불었는데 KIA 이적을 택한 나성범이 6년간 150억원으로 역대 최고액 타이를 이뤘고, 두산 김재환(4년 115억원), LG 김현수(4+2년 115억원), KIA 양현종(4년 103억원), NC 박건우(6년 100억원)도 잭팟을 터뜨렸다.
이 가운데 최고액을 기록한 나성범이 KIA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야구팬들의 관심은 역시나 특급 선수를 품은 KIA의 내년 시즌 성적 반등이 이뤄질까에 쏠리고 있다.
실제로 매년 이적 FA들 중 최고액을 기록했던 선수들은 대체로 새 소속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2014년 이적 선수 중 최고액을 기록한 정근우는 한화로 이적하며 4년간 70억원을 받았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독수리 군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한화는 정근우를 품기 이전인 2014년 9위(최하위)였고 이듬해에도 9위에 그쳤다.
이적 선수 최고액의 효과는 이듬해부터 확실하게 드러난다. 2015년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4년 80억원)은 좌완 선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면서 팀 우승의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NC로 이적했던 박석민(4년 96억원) 역시 3위였던 팀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2017년 사상 첫 100억 선수였던 KIA 최형우는 장원준과 마찬가지로 팀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기억되고 있다.
2018년에는 LG행을 택한 김현수(4년 115억원)가 이적 선수 최고액이었다. LG는 김현수를 데려오고도 8위에 그쳤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구단 역대 최고의 영입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LG는 김현수 효과로 인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고 이제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리그의 강팀으로 급부상했다.
2019년 최고액 NC 양의지(4년 125억원)는 이전 시즌 꼴찌였던 팀을 5위까지 끌어올리는데 힘을 보탰고, 이적 2년 차였던 2020년 마침내 NC의 창단 첫 우승 선봉장으로 나서며 집행검을 들어 올렸다.
2020년 롯데로 이적한 안치홍(2+2년 56억원)은 선수 본인이 두드러진 활약을 하지 못한데다 팀마저 포스트시즌 진출에 연속으로 실패, 성공 사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년 50억원 대우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도 성공적이다. 이적 당시 나이 등을 감안해 몸값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혹평이 따랐으나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뽐내며 삼성의 성적 반등 주역으로 올라서며 제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가올 시즌에는 150억 몸값의 나성범이 KIA 팬들 앞에 첫 선을 보인다. 지난해 9위에 머물렀던 KIA는 나성범은 물론 양현종까지 복귀하며 천군만마를 등에 업고 있다. 과연 나성범은 5년 전 최형우 효과를 재연할 수 있을지 시즌 개막이 기다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