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책] 가수 체리비, ‘나무’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12.20 11:07
수정 2021.12.20 11:25

"내 안에 있는 진리,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어"

2019년 기준, 성인의 1년 독서량은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2달에 겨우 1권을 읽는 셈입니다. 이에 스타들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고, 대중의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나섭니다. 큐레이션 서점을 보면, 보통 책방지기의 취향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의 책’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큐레이션 속에 묻어나는 취향과 관심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열린책들, 더뮤즈 프로덕션

◆오늘의 큐레이터 가수 겸 뮤지컬배우 체리비(정수지)


M컴퍼니(舊로엔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인 체리비는 2017년 11월 ‘그의 그대’로 데뷔했다. 가수 아이유가 최초로 다른 사람에게 작사를 해 준 곡으로 유명세를 탔다. 특색 있는 음색으로 다양한 색깔의 곡을 폭넓게 소화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이후 ‘러빙유’ ‘OOTD’ ‘헬로’(Hello) 등 앨범은 물론, 드라마 ‘런 온’ OST ‘살랑살랑’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 2019년엔 뮤지컬 ‘그리스’로 뮤지컬 배우로 첫 발을 내딛었고, 엄기준·이홍기·남우현·MJ·인성·신성우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여주인공 글로리아 역으로 지난 3일부터 한전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오늘의 책 ‘나무’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열린책들


◆‘나무’는


‘개미’ ‘뇌’로 잘 알려진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단 9쪽에 불과한 ‘사람을 찾습니다’ 등 10~20쪽 분량의 짧은 단편들을 엮어 만든 책이다. 다른 행성 과학자 눈에 비친 ‘야생인간’의 관습을 다룬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유전자 조작을 거쳐 애완용으로 거듭난 사자들을 줄에 매어 끌고 다니는 상황을 설정한 ‘그 주인에 그 사자’ 등 다양한 단편소설들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역시 작가의 본령인 ‘인간 세계에 대한 과학적이고 시적인 통찰’은 여전하다. 관습적인 사고방식을 탈피하고,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스무 개의 기발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하나의 책에 엮어냈다. ‘나무’라는 제목은 미래의 모든 가능성들을 나무처럼 계통도로 그려서 검토해 본다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은유하고 있다.


◆왜 ‘나무’를 추천하냐면


“여러 단편이 하나로 묶여 있는 이 책은 앨범 발매와 뮤지컬을 준비하며 바쁜 저에게 잠깐의 시간으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최적의 책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는 흔한 내용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전개와 스토리, 상상해본 적도 없는 과학의 이론들, 작가 본연의 특이한 창의력들이 고스란히 발휘되어 흥미로운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신선한 충격이 오가는 작품입니다.”


◆오늘의 밑줄


“손님, 어느 시대로 떠나고 싶으세요?”

“루이 14세 시대요! 내가 늘 꿈꾸던 시대죠. 몰리에르나 라퐁텐을 읽어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우아하고 고상했던 것을 알 수 있어요. 베르사유의 궁전의 정원과 분수, 호화로운 실내 장식, 조각 등을 보고싶어요. 여자의 호감을 얻는 기술도 배울 수 있겠지요? 당시 궁정에서는 그게 대단히 중요했으니까요. 아직 오염되지 않은 파리의 공기를 마시고 싶고, 진짜 토마토 맛이 나는 토마토를 먹고 싶어요. 살충제나 살균제는 구경조차 해보지 않은 채소와 과일을 먹고 싶고, 저온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우유를 맛보고 싶어요.” - ‘바캉스’ 中 (p.31)


“여러 단편 이야기들 중 저에게 가장 충격적이고 감명 깊은 이야기였어요. 특정 과거 시대로의 시간여행자, 그리고 기대했던 환상과는 달리 17세기의 프랑스는 너무나도 더럽고 잔인한 세상이었습니다. 목욕하는 습관이 없었던 시대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냄새가 났고 거리는 더럽고 잔인할 수 있었다는 걸 상상한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나도 대단했고 과거에 대한 환상보다는 현실이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체리비의 한줄 평


“책과 친하지 않은 친구에게 선물로 주고 싶은 책”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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