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킬러’ 소형준, KS 2선발 자격 입증
입력 2021.11.15 21:27
수정 2021.11.15 21:41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와 6이닝 무실점
올해 두산 상대로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00
제구 불안에도 3이닝 연속 병살타로 위기 탈출
2년차 소형준(KT wiz)이 다시 한 번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킬러 본능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소형준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 2차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3피안타 5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KT는 소형준의 호투에 힘입어 1~2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90%에 가까운 우승확률을 가져갔다.
지난해 빼어난 활약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은 올 시즌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올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고, 규정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KS 2차전 선발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아닌 소형준을 내세웠다. 이유가 있었다. 소형준은 올해 두산 상대로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00으로 잘 던졌다. 지난해에도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로 잘 던져 ‘두산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아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초반에는 다소 불안했다.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하면서 1회초 허경민과 강승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무사 1, 2루 위기서 페르난데스의 강한 타구를 2루수 박경수가 호수비로 건져 올리며 병살타로 연결했다. 큰 위기를 넘긴 소형준은 다시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건우를 3루 땅볼로 돌려세우고 가까스로 1회를 넘겼다.
소형준은 계속해서 제구가 불안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하면서 타자와 승부를 어렵게 가져갔다. 그러나 적재적소에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스스로 위기서 벗어났다.
2회 1사 1루서 김인태를 1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고, 3회에는 1사 1루서 강승호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야구에는 ‘1경기에 3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면 이길 수 없다’는 속설이 있는데 소형준이 3이닝 만에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 됐다.
소형준은 4회 선두 타자 페르난데스에 2루타를 내주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이했지만 후속 3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계속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계속된 위기를 넘긴 소형준은 5회 마침내 이날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6회 1사 후 페르난데스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또 다시 위기를 맞이했지만 김재환을 삼진, 박건우를 3루 땅볼로 잡아내고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틴 소형준은 자신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맛보며, 이강철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