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라더니…이재명 배우자 이송한 119 대원, 실제 질책 당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11.13 10:17
수정 2021.11.13 10:18

경기소방본부 "이송 대원 질책받은

사실 확인…관련자 엄중 문책키로"

이해식 "일부 사실이 다르다는 것"

이재명 "질책할 게 아니라 격려를"

소방 당국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구급 이송한 사실을 별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시 출동한 119 대원들을 질책한 소방공무원을 엄중 조치하기로 했다. 질책 논란을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던 이재명 선대위 측의 입장이 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이재명 후보 배우자를 이송한 사실을 별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19 대원들을 질책한 소방공무원을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새벽에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낙상 사고 당시 출동해 김 여사를 병원으로 이송했던 119 대원들은 밤샘근무를 마친 뒤 퇴근했다가, 오전에 갑자기 다시 소방서로 불려가 이유 없이 장시간 대기한 뒤 질책을 당했다. 'VIP' 이송 사실을 별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소방 당국은 "질책이 있었고 관련자를 문책하기로 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배우자실장인 이해식 의원은 당시 김혜경 여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구급대원들이 상부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닦달당했다는 보도가 있던데 사실이 아니다"며 "악의적인 '가짜뉴스' 형태의 작용이 있지 않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해식 의원이 해당 사실을 보도한 기사를 놓고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붙였지만, 소방 당국이 실제로 경기 분당소방서에서 김 여사를 이송한 대원들을 불러 질책을 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모양새가 이상해졌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즉시 조사에 착수해 사실을 확인한 결과, 주요 인사에 대한 이송 보고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출동한 대원들이 질책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소방의 날 행사가 있어 해당 대원들은 (대기했다가) 12시경부터 20분 가량 조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급대원에 대해 부적절한 조사를 진행한 해당 소방서 직원에 대해 엄중 경고 후,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문책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이해식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모든 사실이 '가짜뉴스'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부 사실이 다르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번 119 대원 질책 논란과 관련해 SNS를 통해 "119가 도착할 때 나는 누구인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으니 그분들은 내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지만 알 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성실하게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을 질책할 게 아니라 격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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