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면 요소수 못구해…물류대란 현실화되나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11.03 12:11 수정 2021.11.03 15:03

中 요소 수출 제한에 1만원이던 요소수 10만원으로 치솟아

12월이면 국내 유통 요소수 바닥날 듯…전 산업 납품 차질 우려

정부, 中 협조 요청키로…시간 단축이 '관건'

11월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를 경유차량에 넣고 있다.ⓒ뉴시스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으로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성분으로, 트럭 등에 의무 장착하는 선택적 촉매 환원(SCR) 시스템에 들어가는 필수 품목이다. SCR 시스템이 적용된 디젤차는 반드시 요소수를 넣어야 한다.


물류 배송에 쓰이는 차량 대다수가 디젤 화물차인만큼, 요소수 구입이 어려워질수록 물류대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이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섰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왔는데, 최근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내 업체들이 수입한 차량용 요소 중 97%가 중국산인 것으로 추산된다. 요소 공급이 줄어들자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가격도 이전 보다 배 이상으로 뛰었다.


시중에 풀렸던 물량마저 동이 나면서 요소수를 구한다는 글들이 온라인에 줄기차게 올라오고 있다. 기존 요소수 가격은 10ℓ 제품이 1만원 안팎이었으나 최근 2배 이상 올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요소수 10ℓ 한 박스를 5~10만원에 구하거나 팔겠다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국내에서 요소수를 제조하는 롯데정밀화학, KG케미칼 등은 현재 1~2개월분의 재고만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월이 되면 요소수 물량은 아예 바닥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부족에 미리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사재기 움직임이 있다"면서 "다음달이되면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워지면 화물운송시장이 마비돼 물류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중 60%인 200만대가 SCR을 장착하고 있다. 요소수 부족으로 이들 차량이 멈춰서게 되면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이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자동차, 철강, 전자 등은 물류 차질로 납품 일정 등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대란에 대해 면밀히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하고 있다"면서 "특히 구내에서 차량을 운행하는 운송사별로 요소수 사용차량, 일사용량과 재고를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소수 대란에 정부는 지난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업별 요청 물량의 현지 수출검사 진행 상황 등 상세 현황을 파악하고 중국 측에 신속한 검사 진행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그러나 요소수 대란이 잡히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 대안 국가로 꼽히는 러시아, 인도네시아의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요소수가 들어오려면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말 배송까지 몰리게 되면 생활 유통 뿐 아니라 산업 전반 피해가 예상된다"며 "궁극적으로 요소와 같은 산업 필수 원재료는 국내에서 자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