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화룡정점’ 1000억원 수익 보장해 줄 292가구는?
입력 2021.09.30 05:29
수정 2021.09.29 16:53
민간택지·300가구 미만으로 ‘분상제’ 피해
‘판교 SK뷰’ 매출 30%로 따지면 1050억 분양 수익
“행정적 도움 받아 과도한 수익 챙긴 게 문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마지막 남은 ‘판교 SK뷰 테라스’ 분양을 통해 최대 1000억원의 수익을 더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시행자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사업자로 지정된 민간택지지구 사업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돼 수익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토지 배당금과는 별개로 분양사업 만으로 거두는 이득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대장지구 내 필지 5개를 대장동 프로젝트 사업자인 ‘성남의뜰’로부터 수의계약으로 확보했다. 화천대유는 우선 공급받은 5개 택지 중 4곳에 아파트 4개 단지를 분양했고, 나머지 1개 택지에는 최근 ‘판교 SK뷰 테라스’를 분양했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4층, 전용면적 75~84㎡, 16개동, 총 292가구 규모로, 시공사는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다. 지난 24일 당첨자 발표에 이어 이날(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단지가 완판 될 경우 총 분양매출은 3500억2360만원에 이른다. 이는 각 평형별 공급물량과 분양가를 곱해서 합친 수치다.
이에 업계에서는 화천대유가 성남 판교 대장지구에서 분양하는 마지막 중소형 민간분양인 ‘판교 SK뷰 테라스’로 1000억원 안팎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원래 대장지구는 토지수용권을 발동해 만든 공공택지라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대장동은 사업자인 ‘성남의뜰’이 민간사업자란 이유로 2018년 말 일반 아파트 분양 당시 분양가상한제를 피했다.
이후 2019년 8월 이후 민간택지까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또 다시 상한제가 적용될 법 했지만, ‘판교 SK뷰 테라스’는 예외 규정인 300가구 미만의 도시형생활주택이어서 규제를 벗어났다.
결국 3.3㎡당 평균 분양가는 3613만원으로 성남에서 최고 분양가를 찍었다. 전용면적 75㎡ 분양가는 10억~11억원대였고, 84㎡는 11억~13억원대였다. 2018년 말 대장동에서 아파트 분양가가 2000만원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대장지구의 한 시공사 관계자는 “분양수익은 땅값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시행사가 정확히 수익을 어느 정도 가져가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시공사는 분양가가 높으면 분양률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안전한 공사비 수급을 위해 고분양가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부분은 시행사 입장과는 대립하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화천대유가 대장지구 내 필지를 수의계약으로 싸게 매입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이익률은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화천대유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가 지난해 말까지 대장동에서 거둔 누적분양매출은 1조981억원이다.
여기에서 토지비·공사비·금융비용 등을 제하고 매출의 21.4%인 2352억원을 남겼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821억7994만원, 2020년 2352억783만원이다. 대장지구 첫 분양을 2018년 12월에 실시한 만큼 그 이전 기간에 대한 분양수익 기록은 없다.
앞서 분양한 단지들 보다 높은 분양가로 책정된 ‘판교 SK뷰 테라스’가 매출의 30%를 분양수익으로 남긴다면 1050억원을 거둘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필지 5개를 수의계약으로 싸게 매입한데다 분양가상한제도 피했기 때문에 마지막 분양 단지에서도 이익률이 일반적인 수준 보단 높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민간과 공공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인허가 등 행정절차의 간소화라고 볼 수 있다”며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은 민간업체가 행정적인 도움을 받아 과도한 수익이 발생해 챙겨갔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