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곳곳 누빈 '대장동팀'…"民도 官도 부동산 뻥튀기에 혈안"
입력 2021.09.29 15:35
수정 2021.09.29 22:41
'위례→대장동→안양 등 수도권' 범위 확장…여기저기서 사업
官 출신 인사도 '부동산 개발' 업체 설립…의혹 인물 간 '동업'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참여 핵심 관계자들이 수도권 곳곳을 들쑤시고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이전부터 비슷한 사업에 참여해 경험치를 쌓았다. 민간 뿐만 아니라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즉, 관에 몸을 담았던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퇴직 후에는 부동산 사업을 합작하는 등 끈끈한 정마저 보이고 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엔에스제이홀딩스는 박달스마트밸리 사업 참여를 시도했다.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사내이사로 등록된 회사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8700여만원을 투자해 1000여억원의 수익을 배당받았다. 사실상 화천대유팀이 간판만 바꾸고 안양에서 또 다른 개발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이 회사에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가족, 이성문 대표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이들 팀은 경기도 위례신도시 사업에도 손을 댔다. 위례 개발은 지난 2013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해 2016년 마무리된 사업이다. 당시 천화동인 4호, 5호의 소유주인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참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들은 위례자산관리을 통해 해당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위례자산관리에는 같은 주소지를 둔 위례투자1호와 2호, 위례파트너3호라는 자회사가 있었는데, 남 변호사의 부인이 위례파트너3호, 정 회계사와 같은 주소지에 있는 여성이 위례투자2호의 등기임원이었다. 당시 민간 사업자 수익금은 150억원 정도로 대장동 멤버들은 이곳에서도 막대한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에 몸을 담았던 이들도 부동산 사업에 열심이다.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정민용 전 투자사업팀장이 판교역에 설립한 유원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을 총괄했으며, 정 전 팀장은 대장동 사업 공모서를 직접 작성하고 화천대유를 사업자로 선정할 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어 성남 쪽과 화천대유 간 핵심 연결고리로 꼽힌다. 특히 정 팀장은 남 변호사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유원홀딩스 관계사의 한 경영진은 박달스마트밸리 사업에 참여한 엔에스제이홀딩스에도 몸을 담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이번 사업에 참여한 이들의 의도가 굉장히 노골적이었다"며 "사업 구조가 문제가 있었다. 민간이 이렇게 많은 수익을 가져갈지 몰랐다고 하면 사업 설계자들의 무능"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이 손 대는 사업을 보면 대다수가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들"이라며 "위례를 시작으로 대장동에서 큰 수익으로 재미를 봤으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 안양 등 다른 곳의 사업도 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