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 '시계제로'…정홍원 선관위원장 전격 사의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9.05 15:28
수정 2021.09.05 16:41

1차 컷오프 불과 열흘 앞인데

경선 관리할 수장 '공석 위기'

이준석은 적극 만류 "더 큰

성원…지도부가 지지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전 과정을 관리해야할 정홍원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12명의 대권주자 중 8명을 추려내는 1차 컷오프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5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정홍원 위원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를 만나 선관위원장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공정경선 서약식과 후보자 간담회를 주재할 예정이었지만, 이에 앞서 이 대표와 회동을 갖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일 선관위원회의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과 관련해 무기명 의견 회람을 한 결과, 6대6으로 가부 동수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정홍원 위원장과 국민의힘 일부 대권주자 사이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급기야 홍준표·유승민·안상수·하태경 후보는 이날 공정경선 서약식을 보이콧하고, 박찬주 후보는 참석하되 면전에서 항의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극한 갈등의 모양새가 노출되기 전에 사의 표명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위원장의 사퇴로 이어질 경우, 선관위의 공백으로 경선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조차 예측할 수 없는 '시계제로' 상황이 됐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어렵게 모셔온 선관위원장을 이렇게 나가게 만들면 그 어느 분이 선관위원장을 맡겠다고 선뜻 응하겠느냐"며 "경선 룰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1차 컷오프를 열흘 앞두고 선관위원장이 공석이 되면 정해진 일정을 제대로 지킬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홍원 위원장의 사퇴 의사를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당내 혼란 속에서 존경하는 정홍원 전 총리가 고생했고 더 큰 성원과 지지를 보내드린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어려운 자리를 부탁드려 죄송하고 지도부가 지지한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위원장 사의의 도화선이 된 일부 대권주자들의 경선 일정 보이콧을 향해서는 "주자들은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성숙한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선관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모든 전권을 부여받은 선관위 운영에 다소 불만이 있다고 해서 불참하는 행위는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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