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잡겠다고 시작한 文 정책에 전셋값도 불쏘시개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1.09.02 05:39
수정 2021.09.01 16:38

강남 전셋값 3.3㎡당 4000만원 돌파

임대차법 매물 급감에 대출 막고 금리 인상까지

“가을 전세 삼중고에 실수요자 부담감만 늘어”

그간 문재인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작한 각종 규제를 포함한 정책들이 모두 실패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집값뿐만 아니라 전셋값마저 치솟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일 KB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문 정부 출범인 지난 2017년 5월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 2538만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4024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문 정부 출범 이후 무려 1486만원이나 치솟으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초구다. 지난 2017년 5월 서초구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2432만원이었지만, 올해 8월에는 3832만원으로 1400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 역시 1880만원에서 2926만원으로 1047만원 올라 문 정부 이후 강남3구가 유일하게 3.3㎡당 전셋값이 모두 1000만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말 시행한 임대차법과 가을 이사철, 재건축 이주수요가 겹치면서 전세매물 부족현상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새 임대차법 시행된 이후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건축 이주 수요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인근 지역의 역세권이나 인기 학군의 전셋값도 따라 오르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대책이 집값은 물론 전세값까지 높이면서 오히려‘강남불패’는 물론 강남 지역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 셈”이라고 꼬집었다.


강남 전셋값은 물론 인근 지역이나 외곽으로 밀려난 전세수요에 서울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실제로 KB리브온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보면, 8월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5.9로 전월 122.8 보다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소폭 증가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 역시 124.7로 전월(124.9) 대비 소폭 떨어졌으나 여전히 서울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보다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선 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부동산 경기 흐름을 토대로 3개월 후 아파트 가격동향을 조사한다.


문제는 당장의 늘어난 전세보증금을 결국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부담감도 더욱 커졌다는 데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융당국이 대출을 조이고 금리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정작 나중에는 고스란히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또 전세가격이 치솟으면 다시 매매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 연쇄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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