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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정책대결 시동…'오세훈 기적의 레이스' 재연하나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1.08.10 00:33
수정 2021.08.09 22:10

국회에서 '교육 국가찬스' 공약 발표

정치·행정 경력서 차별점 부각 나서

"국가를 운영할 유능한 능력 갖춰야

생산적인 정책 경쟁으로 이끌겠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왼쪽)가 9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 배웅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교육 공약 발표를 신호탄으로 정책 대결에 시동을 걸었다. 정치·행정경험이 없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차별점을 부각하겠다는 것으로, 행정가인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의 만남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원희룡 전 지사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 국가찬스'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원 전 지사는 "부모 찬스가 아닌 국가 찬스를 통해 공정한 교육 및 직업 기회를 보장하겠다"며 △만 18세 청년교육카드 제공 △기초학력보장 국가책임제 도입 △AI 교육혁명을 통한 교육강국 달성을 세부 공약으로 제시했다.


공약에 따르면 만 18세가 되는 모든 청년에게는 '청년교육카드'가 제공된다. 1인당 10년간 최대 20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교육 및 취업훈련기관 등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모든 학생의 기초 학력도 국가 책임제를 도입한다. AI를 활용해 맞춤형으로 기초 학력을 진단하고 처방한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평가대상 3% 표집제는 전수조사 실시로 되돌려 기초 학력 미달의 깜깜이 상황 해결을 병행한다.


AI 교육혁명을 통한 교육강국을 달성도 추진된다. 모든 학생에게 스마트 학습기인 AI 튜터를 지원해 개인형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한다. 원 전 지사는 제주도지사를 맡았을 때의 교육취약지역 학교 실행 경험을 바탕으로 AI 튜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AI 교육산업'도 미래 30년 먹거리 성장동력의 일환으로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원 전 지사가 이날 발표한 교육 공약은 백순근 서울대 교수 등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 전문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지역, 어떤 학교에 다니든 국가가 양질의 교육을 보장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교육 국가찬스'라 명명됐다.


국회에서 교육 공약을 발표한 원희룡 전 지사는 이후 서울시청으로 이동해 오세훈 시장을 예방했다. 원 전 지사와 오 시장은 2000년 한나라당 입당 동기이자 '미래연대'에서 함께 소장개혁파로 활동했던 깊은 인연이 있다.


하지만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히 친분으로 만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둘 다 20년 이상 정치를 해왔으며, 광역단체장을 했거나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남만으로 자연스레 윤석열 전 총장, 최재형 전 원장과의 차별점이 부각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오 시장이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밀리는 '3위권 후보'로 경쟁을 시작했으나 '기적의 레이스'를 펼친 끝에 결국 최종 승자가 됐듯이, 이번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그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도 있다는 관측이다.


원희룡 전 지사는 이와 관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세훈 시장은 중간에 국회의원을 먼저 그만뒀다가 서울시장으로 갔고, 나는 3선을 한 뒤 불출마를 하고 제주지사 재선을 거쳐서 왔다"며 "보수정당이 개혁을 통해서 국가를 운영할 유능한 수권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 대한 뜻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 전 지사는 교통방송의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6~7일 설문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5.7%로 뛰어오르며 윤석열 전 총장(30.5%), 홍준표 의원(13.6%), 유승민 전 의원(10.2%)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대해 원 전 지사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반문재인에 머무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격차를 어떻게 해소하고 앞으로 미래먹거리를 마련할지 그 비전과 정책 경쟁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분발해서 이 레이스를 생산적인 정책 비전 경쟁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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