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여유? 천만의 말씀!’ 필승해야 결승전 동등
입력 2021.08.04 07:28
수정 2021.08.04 07:28
숙적 일본과 야구 준결승전에서 빅매치 펼쳐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라 경기 수에서 불리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올림픽 야구 최고의 흥행 카드가 준결승전에서 성사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4일 일본 요코하마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치른다.
대표팀이 이 경기서 승리하면 곧바로 결승전에 진출,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패할 경우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져 미국-도미니카전 승자와 맞대결을 통해 결승행 티켓을 얻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다.
양 팀의 선발 투수는 한국 고영표, 일본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나선다. 무게감만 따졌을 때에는 아무래도 일본 쪽으로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일본 프로야구 내에서도 특급 선수로 분류된 야마모토는 지난 도미니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투구 내용만큼 무시무시했던 부분은 최고 구속 158km에 달하는 직구와 150km에 이르는 커터와 스플리터 등의 빠른 변화구였다.
대표팀은 지난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야마모토를 한 차례 상대한 바 있다. 당시 야마모토는 8회 구원 등판했고 이정후, 김하성, 김재환이 차례로 타석에 들어섰지만 삼자범퇴로 물러난 바 있다.
이번 대회는 6개팀만 참가, 조별리그를 거쳐 현재의 녹아웃 스테이지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히 한 번 패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싱글 엘리미네이션이 아닌, 패하더라도 한 번 더 상위 라운드 진출의 기회가 주어지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기 때문에 패자부활이 가능하다.
이는 이변이 많은 야구의 특성상 강팀의 탈락을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은 과거 국제대회 단판 토너먼트 방식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더블 엘리미네이션에서 패자 부활전을 거친 팀은 나름대로의 불리함을 안게 된다. 바로 경기 수의 증가다.
각조 1위팀의 경우 2번만 승리하면 곧바로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며 일본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조별리그 2위였던 한국은 이미 2번의 녹아웃 스테이지를 치렀고, 이번 한일전이 세 번째 경기다. 즉, 2위에 머문 대가로 1경기를 더 치르고 일본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만약 이번 한일전에서도 패한다면 이틀의 휴식을 얻게 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미국-도미니카전 승자와 한 번 더 맞붙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반면, 한국이 승리하면 일본이 패자부활전으로 떨어지고, 결승에 올라오면 한국과 똑같은 경기수를 치르게 돼 비로소 동등해지는 방식이다.
야구는 선발 투수가 무엇보다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에 결승전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 하나를 소모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불리함을 따질 것 없이 한일전 하나만으로도 패하는 그림을 상상할 수 없는 김경문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