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서 남북 화상 대면할까…美는 "北과 접촉계획 없어"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1.08.03 11:22 수정 2021.08.03 11:24

6일까지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개최

北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ARF…발언 주목

美 국무부 "대북 제제 이행 문제 촉구"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자리한다.


특히 ARF는 북한이 참여해온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다. 만약 이번에도 북한이 참여한다면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남북이 처음으로 화상으로 대면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미 국무부는 ARF을 계기로 미국과 북측이 접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이 이번 주 아세안과 관련한 5건의 화상 장관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에 꺼낼 의제 중 하나로 대북 제재로 대표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안 이행 촉구 문제를 꼽았다.


대북제재 이행은 국무부가 늘 강조해 온 원칙론이다. 그러나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재개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아울러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지지 등 긴급한 지역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아세안 및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코로나19 대유행을 퇴치하고 경제회복을 지원한다는 약속도 재확인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전했다.


한편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날 전화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이 ARF에 참석할지, 이 경우 블링컨 장관이 접촉할지에 대한 질문에 "이전에 참석했던 것처럼 북한 외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특정 이슈에 대해 블링컨 장관이 직접 관여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가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참석을 확인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2018년 ARF엔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이 참석했으나 2019년과 2020년엔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았다.


외교부도 북한의 참석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와 2019년 모두 참석한 전례가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며 참석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오후에 아세안+3(한·중·일)에 참석한다. 정 장관은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그간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정책의 분야별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한·아세안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코로나19 대응 공조와 실질적인 경제회복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4일과 6일에는 각각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가 예정돼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EAS에서 정 장관은 'K-방역'의 우수성과 방역 협력 노력, 코로나19 백신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기여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ARF에 북한이 참석한다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첫 대외행보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진전되고 있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포함한 움직임에 아세안 차원의 환영과 지지를 표명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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