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잃어버린 여름 성수기’…4단계 2주 연장에 유통가 ‘망연자실’

최승근기자 (csk3480@dailian.co.kr), 임유정 기자, 이나영 기자
입력 2021.07.23 10:17
수정 2021.07.23 10:18

여름휴가 피크 시즌인 ‘7말 8초’ 포함, 대목 장사 사실상 포기

외식업계, 한 달 간 사실상 저녁 장사 포기…폭염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수도권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2주 연장되면서 유통업계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특히 수도권을 넘어 주요 광역 도시에서도 확진자가 급증, 연이어 단계를 격상하면서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4차 유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도권 지역에 적용 중인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앞으로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상황의 심각성은 십분 이해하지만 4주간 진행되는 4단계 조치를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작년부터 계속돼온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한 지 6개월이 넘으면서 각종 대출로 연명해온 만큼 버틸 체력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는 2년째 꿈도 못 꿀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백화점은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 온상지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하반기 매출 회복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외식업계는 더욱 죽을 맛이다.


지난 12일부터 2주간 이어진 ‘사회적 통금’ 봉쇄 조치로 매장 방문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에서, 다시 한 번 저녁 장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특히 최근 찜통더위까지 맞물리며 시민들의 외출자제 현상으로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40대)씨는 “이제는 거리두기 연장 조치가 놀랍지도 않다”며 “가뜩이나 거리에 없는 사람들을 자꾸 나오지 말라, 식당 가지 말라 하니 답답하다. 효과라도 좋으면 불만도 없다. 뉴스 보니 휴가철이라고 공항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하더라. 한쪽만 막는다고 바이러스가 잡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처럼 여름 성수기를 기대했던 국내 호텔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름 휴가 피크 시즌인 ‘7말 8초’에 거리두기 재연장이 확실시 되면서 업계에서는 연중 대목인 ‘여름 특수’가 사실상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정부가 지금보다 더 강력한 방역 조치도 고려하고 있어 특급호텔들은 물론 그나마 수익을 냈던 F&B(식음료)나 지방 소재 호텔까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호텔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살 떨리는 여름’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소비심리와 위축되고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패션‧뷰티업계도 울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 쪽은 타격이 분명히 있겠지만 코로나19 대규모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하는 자세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국내 유수 기업 및 브랜드는 온라인 홈페이지 개발을 통해 비대면 플랫폼이 자리잡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감소분을 어느 정도 온라인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 매출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 방어와 사회 안정화를 통해 패션 산업이 전체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에 힘입어 내부적으로 오프라인 체험 행사들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일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채널 강화에 좀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