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코로나19·신 동북공정 시대…'어서와'가 보여주는 것
입력 2021.06.14 08:30
수정 2021.06.14 08:32
재한 외국인 한국살이 특집
'빌푸네 밥상' 방송 예정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시대와 발맞춘 변주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데이비드 부부가 강릉으로 여행을 떠났다. 아이들과 함께 전통시장, 오죽헌 등을 방문하며 현장학습을 즐겼다.
데이비드 부부 외에도 한국살이 11년 차 미국 출신 크리스 존슨, 한국살이 6년 차 멕시코 출신 크리스티안이 출연해 한국에서의 일상을 공개했다.
지난 2017년 방송을 시작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처음 와본 외국인 친구들의 리얼한 '한국 여행기'를 통해 '여행' 그대로의 보는 즐거움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재미를 선사하는 여행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조차 어려워지자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한국살이 특집'으로 변주를 시도했다. 당시 '배틀트립', '더 짠내투어', '트래블러' 등 다수의 여행 예능프로그램들이 종영을 결정한 것과 다른 선택이었다.
재한 외국인들의 한국살이를 다루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소개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유지했으며,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코로나19로 집에 발이 묶였던 데이비드 가족의 한국살이를 이끌어주는 등 상황적인 한계를 영리하게 이겨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쓰리픽스 챌린지'를 통해 한국의 명산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동시에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박성하 PD는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어떤 면 때문에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을지 궁금해 '한국살이 특집'으로 일시적 포맷 변경을 시도했지만, 점차 그들의 삶에 집중을 하며 새로운 재미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박 PD는 "외국인 한 분 한 분 다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더라. 어떤 점에서는 우리와 같아 공감을 자아냈고, 어떤 점에서는 존경스러워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기존 포맷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집중했다면, '한국살이 특집'’은 좀 더 외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재 또 다른 특집 프로그램으로 변화를 보여준다. 이번에는 한식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오는 7월에는 '빌푸네 밥상' 특집으로, 한식을 사랑하는 핀란드 빌푸, 빌레, 사미, 페트리가 한국에 한식 원정을 오는 여정을 그려낸다. 진정한 한식 마스터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인의 입맛을 연구, 한국인에게 직접 한식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예고 영상에는 이들이 찜갈비, 궁중떡볶이, 비빔밥 등에 대해 공부하고, 요리 연구에 나서는 모습 등이 공개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으로 한식, 한복 등 우리의 고유한 문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외국인의 시선으로 우리 문화를 제대로 다루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긍정적 반응도 이어졌다. 특히 이들은 앞선 출연 당시 한국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며 제대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출연 이후 SNS를 통해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고, 팁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줘 이목을 끌기도 했었다.
박성하 PD는 이들의 출연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 폐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자막을 몇 번이고 검수하고, 틀린 정보를 전달하지 않으려 여러 번 체크한다"면서 "외국인 출연자들의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출연하지만 시청자는 대부분 한국인이죠. '우리나라는 이랬는데 한국은 왜 그래?' 보다는 열린 마음가짐으로 하나라도 더 배워보려고 할 때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빌푸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도 그 때문 같다. 처음에는 당연히 낯설고 힘들었겠지만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더라. 빌푸가 우리 문화에 대한 존중을 가장 멋지게 보여준 사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