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톡왔숑' 카카오 車보험 초읽기…손보사 '초긴장'
입력 2021.06.10 06:00
수정 2021.06.09 17:12
카카오손보, 사업 예비인가 획득…영업 개시 가시화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 통해 자동차보험 정조준 전망
카카오의 손해보험 시장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식 출범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빅테크의 역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측면에서 보험사들은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카카오손해보험이 카카오톡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자동차보험 사업을 정조준 할 것이란 전망에 손보업계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페이에 대한 디지털 손보사 예비허가를 승인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말 금융위에 카카오손보 설립 허가를 신청한 지 거의 반년만의 일이다.
카카오손보는 이르면 1년 안에 공식적으로 닻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손보는 앞으로 금융당국의 본허가와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카카오손보는 올해 안에 본허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일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카카오톡이라는 전 국민적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것이란 관측에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 대형 정보통신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는 빅테크의 공습이 처음으로 보험업계를 향하는 사례란 점에서 행보가 주목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손보사 생활과 밀착된 소액 단기보험, 이른바 미니보험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플랫폼과 이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층에 접근하기에 유리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미니보험만으로는 한계…"다이렉트 車보험에 강점"
하지만 손보업계에서는 카카오손보가 결국 자동차보험에 도전장을 던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니보험만으로는 수익을 키우는데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는 카카오가 보험업계에 출사표를 내게 된 계기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카카오는 이미 간접적으로 자동차보험에 손을 대려다 고배를 마신 경험을 갖고 있다. 카카오는 2019년 삼성화재와 공동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종 조율 과정에서 양측의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카카오는 독자적으로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준비해왔다.
당시 카카오와 삼성화재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핵심 쟁점이 바로 자동차보험이었다. 삼성화재는 2009년 인터넷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 뒤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오고 있는 국내 최대 손보사다. 그런데 카카오도 플랫폼의 강점을 앞세워 온라인 자동차보험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보험의 제 살 깎아먹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삼성화재가 난색을 표하면서 합작사 추진이 중단됐다.
이런 전력은 카카오가 그 만큼 자동차보험에 욕심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자동차보험이 비대면 가입이 가장 보편화 돼 있는 보험 상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은 손보사별 보장이 표준화돼 있는 데다 매년 갱신해야 하는 의무보험인 까닭에 보험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온라인 보험인 다이렉트 채널을 통한 가입이 이미 40%에 이를 정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동일한 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은 카카오톡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이 강점을 발휘하기에 가장 용이한 보험 상품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