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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금융당국 인가…차별화 전략으로 '금융권 고래' 노린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1.06.09 16:11
수정 2021.06.09 16:14

금융위, 은행업 본인가 승인…9월 출범

'토스'와 협업…데이터·자본 확보 성공

홍민택 대표 "사용자 중심 은행 되겠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9일 은행업 본인가 승인 후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토스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은행 본인가를 획득하면서 공식 서비스 개시를 눈앞에 두게 됐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모기업인 토스가 보유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된 신용평가모델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대규모 자금지원을 통해 원활한 여신상품 공급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9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토스뱅크의 인터넷은행업 본인가를 공식 의결했다. 지난 2월5일 본인가를 신청한 후 4개월여만이다. 토스뱅크는 전산시스템, 유관기관 전산망 연동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이르면 9월부터 공식적으로 영업을 개시할 방침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한 금융상품을 개발해 금융산업을 공급자가 아닌 사용자 중심으로 바꾸겠다"며 "포용과 혁신을 거듭해 고객이 은행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토스뱅크'가 떠오를 수 있게 사업을 이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의 진입으로 업계 판도가 흔들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주주이자 모기업은 '토스'의 존재다. 토스는 애초에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핀테크 업체다.


토스 앱 가입자수는 지난달 말 기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토스에 계좌와 카드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는 고객은 절반 수준인 1000만명에 달한다. 해당 사용자들의 사용한 비금융데이터만 확보해도 신용평가모델이 고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사업자들과 달리 다양한 고객들에 대한 금융데이터가 대규모로 축적돼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같은 금융데이터 확보는 곧 '중금리대출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후 올해 말까지 중금리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34.9%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2023년 말에는 중금리대출 비중을 44%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까지 제시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2023년까지 중금리대출 목표치로 제시한 비중 30%를 상회한 규모다.


토스뱅크 중금리대출 확대 방안. ⓒ토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자신감이 토스뱅크의 '차별화 전략' 때문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고객 소득 수준을 기본으로 신용등급을 1~10등급으로 나누는 기존 신용평가사(CB)와 달리 실제 결제 이력 등을 비금융데이터를 기준으로 삼아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토스가 자체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CB사 기준으로 7등급에 불과했던 고객이 토스뱅크에서는 4~5등급으로 상향 평가되기도 했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주력 회사인 토스를 비롯해 토스증권, 보험사 토스인슈어런스, 전자결제대행사 토스페인먼츠 등과 연계해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토스가 진행하고 있는 유상증자도 토스뱅크에 희소식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증자가 마무리되면 전체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1000억원을 토스뱅크에 추가 자본금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KDB산업은행은 토스뱅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스뱅크에 해당 자금이 흘러들어오게 되면 기존에 확보한 25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은 4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토스뱅크는 이렇게 늘어난 자본금을 바탕으로 출범 초기부터 다양한 대출상품을 개발·출시해 고객을 대거 유입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자본금과 데이터인데 토스뱅크는 출범하기도 전에 이 둘을 확보했다"며 "최근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자들이 줄을 이었듯이 토스뱅크에 대한 평가도 향상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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