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에 감사, 탄핵은 정당" 이준석 통했나…TK 지지율 가장 높아
입력 2021.06.07 09:54
수정 2021.06.07 10:08
TK 찾아 탄핵 문제 정면돌파 선택했던 이준석
연설 후 '조마조마'...지지율 1위에 안도
李 "고무적…보수개혁 선봉에 대구가 설 수 있을 것"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경선에 나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가 보수의 본산인 대구·경북(TK)을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던 승부수가 통하는 모양새다. 전당대회를 4일 앞두고 TK 지역에서 굳건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를 받아 지난 5일 조사해 전날 공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TK지역 응답자 48.7%의 지지를 받아 선두에 올랐다. 모든 지역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또 당심을 엿볼 수 있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49.9%를 얻었다. TK 지역은 야당 책임당원의 3분의 1이 포진한 지역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후보 측은 해당 여론조사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가 지난 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정치권에 영입해 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며 강성 보수 지지층에 민감할 수 있는 탄핵 문제를 피하지 않고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당시 합동연설회에서 "여러분은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으십니까"라며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한 이 후보는 "대구에서 탄핵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제 입장을 정리해 하나의 매듭을 풀려고 했었다"며 "이것이 만약 가능하다면 저희가 더 큰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고 대선 주자도 풍성해 질 것이며 아예 문화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사실 긴가민가했고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또 "그간 TK 지역에서 이 부분에 대해 돌파하려다가 돌파하지 못한 정치인들이 많았는데, 이번에 그것이 가능하다면 내년 대선이 희망적이라는 생각으로 시도한 것"이라며 "이번에 여론조사가 나온 것을 보면 탄핵 발언 이후 오히려 지지세가 모이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 보수개혁의 선봉에 보수의 중심이었던 대구가 설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TK 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어쩌면 득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용감하게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점 자체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며 "이제 TK 지역 국민들도 '탄핵의 강'을 건널 준비가 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