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지원 힘주는 LG유플러스·KT...망 임대 수익 확대 포석
입력 2021.06.03 15:23
수정 2021.06.03 15:27
LGU+, 알뜰폰 중소 사업자 지원 프로그램 대폭 확대 개편
KT도 바로배송서비스, 데이득 프로모션 개편 등 지원 확대
알뜰폰 망 점유율 지각 변동...KT>LGU+>SKT
망 임대 수익 확대 포석 깔려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 제공, 도매대가 등으로 알뜰폰 사업자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알뜰폰과 경쟁 보다는 자사 망을 사용하는 사업자들 늘려 망 임대 수익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MNO) 사업자 3위 한계 극복을 위한 전략으로 알뜰폰 사업에 가장 적극 나서온 결과 최근 알뜰폰 망 점유율 2위로 올라서는 등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3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 지원을 대폭 확대 개편한 U+알뜰폰파트너스 2.0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으로 LG유플러스는 사업자들에게 ▲월 데이터 150GB 무상 제공 ▲KB국민카드 제휴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 ▲CJ올리브영 등 멤버십 상품 ▲CS매장 500여개로 확대 ▲보유 장기 재고 공급 등 단말 지원 확대 ▲업계 최저 망 도매대가 ▲공용 유심 및 마케팅 제공 등으로 혜택을 늘린다.
특히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업계 최저 망 도매대가‘를 내세우고, 단말 공급, CS 매장 등으로 파격 지원에 나서 업계 주목을 끌었다.
KT 역시 알뜰폰 사업자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KT에 따르면 KT망만 임대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는 19곳이며 KT망을 포함해 임대하고 있는 사업는 총 32개다.
앞서 지난 2일 KT는 자사 11개 알뜰폰 사업자의 온라인 몰에서 유심을 주문 시, 인근의 배달 라이더를 통해 고객의 배송 희망 시간에 맞춰 실시간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데이터 제공 혜택도 확대했다. KT향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데이득 프로모션' 개편으로 LTE 요금제 추가 데이터 용량을 100GB에서 150GB로 확대했다. 월 3만원대에 최대 30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LGU+ 약진에 알뜰폰 망 점유율 지각변동...망 임대수익으로 무선 수익 발굴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이 알뜰폰 '상생'을 내걸며 사업자 지원에 나선 배경은 롱텀에볼루션(LTE) 고객 중심인 알뜰폰과 경쟁하기보다는 망 점유율을 높여 임대 수익을 늘리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LTE는 알뜰폰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고, 5G는 이통사 중심으로 늘며 시장이 양분화된 상태다.
이통사 입장에서 망 임대수익은 알뜰폰이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마케팅비 등을 들이지 않아도 돼 쏠쏠한 수익원이다. 또 알뜰폰 인기 요금제가 고용량 LTE 요금제로 옮겨가는 추세인 것도 있다.
이에 최근 이통3사의 알뜰폰 망 점유율에서도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4월 무선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망 점유율은 23.6%로 SK텔레콤(23.2%)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LG유플러스의 망 점유율은 2019년 말 10% 초반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19.1%까지 끌어올리더니 지난 4월에는 24%에 육박했다. 반면 이 기간 SK텔레콤은 38%에서 25.8%, 23.2% 등으로 지속 하락세다.
알뜰폰 망 점유율 1위로 격차를 벌리고 있는 KT도 전월 대비 가입자가 늘었음에도 LG유플러스 약진에 점유율은 다소 주춤했다. 지난 4월 KT 점유율은 53.2%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고 작년 11월(55%) 대비로도 떨어졌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 지원 및 혜택 파격 확대로 5G 가입자 3위인 MNO 사업자의 한계를 알뜰폰 사업으로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만큼 앞으로 이같은 시장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욱 LG유플러스 MVNO사업 담당은 이날 간담회에서 "MNO와 충돌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매출이 증대하고 있다"며 "자사 무선 수익이 720억원 증가했는데 이 배경에는 알뜰폰 사업이 기여한바가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5G 가입자 1위를 지속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알뜰폰 망 점유율은 지속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알뜰폰 사업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시장에서 5대 3대 2 점유율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5G 가입자 1위 사업자가 굳이 수익성이 크지 않은 알뜰폰 유치에 적극 나설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