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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문명특급'→'쇼터뷰'·'톡이나 할까'…웹예능이 이어가는 토크쇼 명맥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06.03 08:44 수정 2021.06.03 13:45

"빨라진 시청 패턴·콘텐츠 호흡 영향"

ⓒ카카오TV

한때는 스타들의 속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토크쇼가 강세였으나, 이후 관찰 예능이 대세로 떠오르며 정통 토크쇼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현재 KBS2에서 방송 중인 토크쇼 '대화의 희열3'가 유일하게 1인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tvN에서 첫 방송된 '곽씨네 LP바'는 인생곡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살짝 변주된 토크쇼를 시도했으나 2회까지 방송된 현재 1%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MBC '라디오스타', KBS2 '수미산장' 등 다수의 출연진이 예능적인 재미를 뽑아내는 일명 '떼 토크' 형태의 변형된 토크쇼는 존재하지만,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라디오스타'는 5% 내외의 무난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이전의 높은 화제성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수미산장' 역시 2% 내외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오히려 웹예능들이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다양한 스타들을 아우르고 있다. 영화 '군도'의 배우 강동원, 이정현이 지난해 SBS 디지털뉴스랩 스브스뉴스 '문명특급'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이후 윤여정이 단독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SBS 유튜브 채널 모비딕이 선보이는 토크쇼 '제시의 쇼터뷰'에는 영화 '크루엘라'의 엠마 스톤이 화상을 통해 국내 시청자들을 만났다.


카카오TV 오리지널 '톡이나 할까?' 또한 새로운 포맷으로 토크쇼 강자가 되고 있다. 김이나가 출연진과 마주 앉아 오직 카톡으로만 대화를 나누는 카톡 토크쇼로, 전화보다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대화를 더 많이 나누는 젊은 세대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배우 문소리, 한예리, 엄태구, 이제훈을 비롯한 스타들은 물론, 번역가 황석희와 건축가 유현준 등 새로운 인물들까지 폭넓게 담아내며 새로운 유형의 토크쇼로 자리를 잡았다.


ⓒ유튜브 캡처

제시는 거침없는 돌직구로 출연자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문명특급'의 재재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한 해박한 지식을 앞세웠다. 기존의 정통 토크쇼들이 출연진의 이야기에만 의존한 것과 달리, 포맷의 새로움 또는 개성 강한 MC들이 만드는 새로운 재미가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시의 쇼터뷰' 김한진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MC가 게스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채로 시작을 하는데, 이는 사실 정통 토크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그러나 제시의 엉뚱 발랄한 매력과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산 것 같다. 틀에 짜여진 토크 대본이 아니라 가이드라인과 질문만 그려놓고 제시의 애드리브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제시의 자유도가 높아질수록 뻔하지 않은 토크가 가능해진다"고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를 분석했다.


'톡이나 할까?'의 권성민 PD 또한 "요즘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이 너무 많아졌다. 때문에 토크쇼를 할 거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니어야 했다. 다른 예능에서 많이 못 뵈었던 분들 중 좋은 분들을 섭외해 다른 곳에서 얘기하지 않는 좋은 얘기를 끌어들여 재미를 주고자 한다"고 신선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프로그램들과 포맷과 내용 면에서 차별화하면서도 모바일로만 봐도 훨씬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하려고 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휴대폰과 카카오톡이라는 전 국민 메신저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구현해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도, 세로 화면 특유의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텍스트로 진행하는 인터뷰를 영상화한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달라진 시청 패턴을 빠르게 반영한 결과로,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김한진 PD는 "요즘 시청자들에게 있어서 60분 동안 어떤 인물에 대해 진중하게 듣기가 힘든 경향이 있다. 빨라진 시청 패턴과 콘텐츠 호흡으로 인해 (토크쇼 형식은) 웹상에서의 숏폼 콘텐츠가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셀럽의 이야기를 간편하게 모바일에서 소비하고 싶어 한다"며 특히 "호스트의 매력도가 높으면 게스트 섭외가 용이해지고, 다양한 매력의 콘텐츠를 매주 생산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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