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순위 실시간 유출에…조경태 "불공정 경선, 관련자 색출·문책해야"
입력 2021.05.29 11:36
수정 2021.05.29 11:36
홍문표 "중계방송하듯…이런 경선 처음 봤다
통제가 안돼 당이 시끄럽다…항의하고 있다"
조경태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문제될 수 있다
납득할만한 후속 조치 없으면 기자회견 검토"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순위·득표율 실시간 유출과 관련해 당대표 후보인 조경태·홍문표 의원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의도적인 유출 의혹을 강력히 문제제기하고 나섰다. 조경태 의원은 관련자 색출과 문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출 의혹을 공론화하겠다고 경고했다.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29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컷오프를 통과했을 때의 성적은 누구에게도 공개돼서는 안된다. 연설회·토론회가 남아있는데 벌써부터 순위를 매긴다면 경선은 하나마나 아니냐"며 "출발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순위를 매겨 출발선 자체를 다르게 한다는 것은 정당사에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당대표 후보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예비경선 결과 발표와 동시에 5명 본경선 후보자의 순위가 알려지고, 곧이어 2개 여론조사 기관별로 후보자의 책임당원선거인단/국민여론조사 세부 득표율까지 유출됐다.
중앙당선관위 핵심 관계자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위원회는 순위를 공개하지 않도록 돼있어서 가나다순으로 5명 컷오프 안에 든 후보만 발표했다"며 "우리는 순위와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그런 보도가 됐다면 어떤 근거로 했는지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4선 중진으로 사무총장·사무부총장 등을 여러 차례 역임한 홍문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까지 우리 당에서 이렇게 실시간 중계방송을 하듯이 (유출이) 되는 일은 없었다. 처음 있는 일"이라며 "완전히 '보여주기' 식으로 쇼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경선은 처음 봤다"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당이 시끄럽다. 당의 기구가 있는데 전혀 통제가 안되는 것 같다"며 "항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경태 의원은 특정 세력과 관련된 의도적인 유출이 있었다면 이에 연루된 사람을 찾아내서 문책하는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유출을 한 게 아닌가 싶다. 불공정한 경선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어제(28일) 황우여 중앙당선관위원장에게 직접 문제제기를 해서 '잘못됐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관련자를 찾아서 문책을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예비경선 순위·득표율 실시간 유출이 마치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문제제기가 없이 넘어가게 되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납득할만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조 의원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문제제기를 공론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조경태 의원은 "공정하지 않은 경선을 하면서 공정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며 "우리부터가 공정하지 않은데 어떻게 문재인정권을 탓하고 민주당을 탓하겠느냐"고 질타했다.
나아가 "의도적인 유출이 있었다면 향후 대선후보 경선까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납득할만한 관련자 문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공개적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