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내 딸 하자'·'화요청백전', TV조선 자가복제 이대로 괜찮을까
입력 2021.05.21 11:00
수정 2021.05.21 08:24
'미스트롯2', '미스터트롯' 주역들에 의존
유사 포맷 반복
TV조선이 '내 딸 하자'와 '화요청백전'을 통해 '미스트롯2',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핀오프, 파생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관 확장을 시도한 모양새지만, 포맷 변화 없는 안일한 자가복제가 피로감 유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먼저 '내 딸 하자'가 지난 4월 초 예능 스핀오프 열풍을 타고 첫 방송을 시작했다. 앞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이 '미스터트롯2' 주역들의 활약을 담아내며 화제를 모았기에 큰 기대 속에 첫 방송을 시작했다.
'미스트롯2' 진 양지은을 비롯해 홍지윤, 김다현, 김태연 등 TOP7이 모두 출연하는 '내 딸 하자'는 9% 내외의 낮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7회까지 방송된 현재, '사랑의 콜센타'의 포맷을 그대로 따라가며 차별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연을 보낸 신청자들에게 즉석에서 노래를 불러준다는 주요 콘셉트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내 딸 하자'가 특별한 사연을 보낸 아버지 어머니에게 신박한 '노래 효도'를 보내준다며, '효도쇼'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기는 했으나 전개는 '사랑의 콜센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출연자만 바뀌었을 뿐, 노래와 사연의 결합이라는 비슷한 그림들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유명가수들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유명가수전'이 '무명가수전' 출신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의 '성장'이라는 뚜렷한 스토리를 써내려 가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 '성공적인 스핀오프'라는 호평을 끌어낸 '유명가수전'에 비해 다소 희미한 색깔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끌어내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쉬운 지점이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화요청백전' 역시 자가복제의 우려를 받고 있다. 스핀오프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MC 이찬원을 비롯해 '미스트롯2' 주역들이 필두로 한 또 다른 파생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미스트롯2'의 주역들과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들이 청백전 구도로 대결을 펼치는 게임쇼가 이 프로그램의 골자다.
이 프로그램 역시도 '뽕숭아학당'에서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이 퀴즈쇼나 게임 등을 진행하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MC 이찬원을 비롯해 장민호와 영탁이 출연해 미션에 임할 때는 '뽕숭아학당'이 그대로 재현되는 듯한 느낌마저 자아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미스트롯2',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의 활약에만 의존한 모양새다.
최근 '노는언니'와 '노는브로', '신서유기'의 스핀오프 '스프링캠프' 등 파생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관을 넓힌 예능들은 장점과 약점을 뚜렷하게 안고 있다. 확고하게 구축된 팬덤을 활용해 이목을 끌기 용이하지만, 개별 프로그램만의 차별화가 없으면 피로도를 유발할 수 있다. TV조선이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기 출연진에 기댄 반복이 아닌, 새로움과 개별 프로그램의 뚜렷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