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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파업 참여 30%도 못 미치자 현금 뿌리며 독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1.05.17 13:31 수정 2021.05.17 13:39

집회 참가자에 회식비 지급…정상 근무자도 식사 함께하면 지급

2019년 '상품권 파업'에 이어 이번엔 '현금 파업' 논란

소수노조 "임금손실, 경영손실을 어떻게 만회할건가" 교섭 재개 촉구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집행부를 포함한 일부 조합원들이 4월 16일 공장 내부를 점유한 채 집회를 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회식비를 제공하며 파업을 독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하고 수시로 집회를 열고 있지만, 파업 참여율이 30%에도 못 미치자 ‘현금 공세’에 나선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3일 파업 참가자 350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집회를 열었다.


노조 집행부는 집회 후 참가자들에게 식사비조로 인당 2만원씩 사용 후 영수증 뒷면에 참석자 이름을 적어 지역구 대의원에게 제출하면 해당 금액을 지급한다고 안내했다.


대의원이 제출받은 영수증을 집계해 노조 집행부에 청구한 뒤 돈을 받아 해당 조합원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집행부는 특히, 집회 참가자가 파업 불참자와 같이 식사를 할 경우 해당 조합원에 대한 회식비도 추가로 지급해준다고 밝혀 정상 출근 중인 조합원들까지 파업에 참여하도록 포섭하기 위해 현금 살포까지 동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르노삼성 현 집행부는 지난 2019년 6월 전면파업에 돌입했을 당시에도 ‘상품권 파업’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집행부는 조합원 절반 이상이 파업을 거부하고 출근해 공장이 정상 가동되자 조합원들에게 근무이탈 및 집회 참여를 독려하면서 중식비용으로 1만원권 상품권을 나눠줬었다.


이번엔 현금으로 금액까지 높이며 파업 불참자까지 포섭하는 데 사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금권파업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70% 이상의 조합원들이 집행부의 파업 지침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손실도 있지만, 그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현재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XM3 유럽 수출물량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르노그룹 본사는 노조의 잦은 파업과 높은 생산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물량 배정을 해외 다른 곳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암시해 왔다.


지속적인 물량 감소로 실적이 악화되면 구조조정, 나아가 르노의 한국 시장 철수로까지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르노삼성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르노삼성 내 소수노조인 ‘새미래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왜 파업 불참율이 70%나 되는가. 잦은 파업으로 인해 조합원들은 지쳤고, 결과물은 없었고, 남은 것은 노노갈등의 상처만 남긴 (노조)위원장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미래 노조는 이어 “위원장만 믿고 따르는 조합원들에 대한 임금손실, 경영손실을 어떻게 만회할건가”라며 “더 이상 최악의 상황으로 가기 전에 협상장으로 돌아와 조합원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협상에 임해 주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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