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구둣주걱으로 얼굴 때리고 이달에만 3차례 폭행…또 정인이 사건? 양부에 구속영장 신청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다"…학대 혐의 인정

양부 "아내와 함께 보육원 봉사하다 안쓰러운 마음 들어 입양했다"…미성년 친자녀 4명 함께 양육中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내부 전경 ⓒ연합뉴스

경찰이 2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양부 A씨는 이달 들어 입양아 B(2·여)양을 3차례 이상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30대 양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입양한 B(2·여) 양을 마구 때려 의식을 잃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같은 날 오후 6시께 의식불명 상태로 경기도 화성시 인근의 한 병원에 실려 갔다가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B양에게서 뇌출혈뿐만 아니라 얼굴을 비롯한 신체 곳곳에서 멍이 발견되자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해 B양을 병원에 데려온 A씨를 긴급체포했다, B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고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갔다"고 진술하며 학대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이어 "5월 4일과 6일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 정도 때렸다"고 덧붙였다. A씨는 손과 함께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으며, 실제 의료진도 B양의 엉덩이, 가슴, 허벅지 안쪽 등에서 다친 시기가 다른 멍 자국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 부부는 B양 외에도 미성년 친자녀 4명을 양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2019년에 아내와 함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그곳에 있던 아이(B 양)를 처음 만났는데 이후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서 입양기관을 거쳐 아이를 키우게 됐다"고 진술했다.

친자녀들에 대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행한 1차 조사에서 학대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