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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취임 4년 ③] 국정 지지율 1년 만에 반토막…30%선도 무너질까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1.05.10 04:00
수정 2021.05.10 07:13

코로나 방역 성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 기대 커져

부동산·백신 논란에 '심리적 지지선' 30%대로 폭락

정책 단기간 성과 어려워 "반등 어렵다" 관측 지배적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최초의 레임덕 없는 대통령'


딱 1년 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붙여졌던 수식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당시 코로나19 초기 방역의 성과로 70%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집권 4년차 대통령의 지지율은 '무조건 하락한다'는 고정관념을 깼고, 동 기간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으면서 여당의 총선 압승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1년 새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반토막 났다. 정부가 서민과 실수요자 보호를 목적으로 20여차례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지만, 도리어 집값 상승과 전월세 대란이 발생했다. 이에 민심은 문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현재까지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이 압도적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성범죄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왔던 문 대통령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한 것,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을 장기간 동안 관망한 것 등에 대한 실망감이 지지율로 드러났다.


재보선을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논란, 코로나19 백신 수급 및 안전성 논란까지 '악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여러 하락 요인에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지던 40%선이 붕괴됐다. 문 대통령을 향한 수식어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3~4일 전국 성인남녀 1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첫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9.5%, 부정평가는 57.6%다. ⓒ알앤써치

본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3~4일 전국 성인남녀 1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 첫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3.0%p 오른 39.5%다. 부정평가는 1.2%p 내린 57.6%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20%대로 조사된 적도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29%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낸 입장에서 엄중한 상황 인식이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재보선 이틑날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며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 코로나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양호한 편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의 취임 4주년 무렵 지지율은 문 대통령이 가장 높고 이어 김대중 대통령(33%), 이명박 대통령(24%), 노무현 대통령(16%), 김영삼 대통령(14%), 노태우 대통령(12%) 순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탄핵으로 조사에서 제외됐다.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을 봤을 때 30%선이 붕괴되면, 다시 30% 중반대 이상으로 반등하는 경우는 없었다. 임기 말 특성상 지지율의 지속적인 하락은 국정 운영 동력 약화와 함께 정국 주도권 이동, 차기 주자의 차별화 행보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남은 1년 동안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30%대 지지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문 대통령에게 지지율 반등을 이룰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제 회복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쉽지 않고 집단면역 달성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 등이 그 이유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40%선이 깨졌다는 건 이미 레임덕이 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향후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슈가 있어 문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은 쉽지 않고, 하락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일자리·부동산·백신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지지율 40%가 붕괴됐을 때부터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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