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욱의 저격] 정권 레임덕 코앞인데…반전 동력도 안 보인다
입력 2021.05.03 07:00
수정 2021.05.03 12:04
文대통령 지지율 20%대…레임덕 본격화
차가운 민심 되돌릴 동력 전혀 찾지 못해
몸 낮추겠다며 국정 기조는 그대로 하겠다?
말뿐인 협치, 레임덕 코앞서 역효과 부를 것
역대 어느 정권보다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순항해온 문재인 정부도 레임덕(집권 말기 권력 누수 현상)을 피해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급기야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낮은 20%대에 접어들었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지난 3월 첫째 주를 기점으로 40%대가 무너지며 일찍이 경고등을 킨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싸늘한 민심이 직접적으로 확인됐지만, 여전히 차가운 민심을 되돌릴 동력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쯤 되면 정부여당은 자신들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국정 기조의 대대적인 전환을 통해 차갑게 식어버린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할 법 한데, 최근 행보를 보면 고개가 절로 갸우뚱 해 진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롭게 당권을 장악한 지도부의 면면을 살펴 보면 친문이 또다시 활개를 치고 있는 탓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차기 지도부 구성원에 친문 의원들이 대거 합류한 결과를 보자면, 그간의 국정 실패를 '인적 쇄신'으로 만회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민주당은 심상치 않은 민심에 여러 차례 몸을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간 이어오던 국정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입장을 내놨고, 민심 또한 급격히 식어갔다.
특히 180석이나 쥐고 있어 '키'만 제대로 잡는다면 언제든지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여당이 헤매고 있으니 국민들은 반전의 동력을 어디서 기대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K-방역'이라며 으스대던 코로나19 국면에서는 백신이 모자라는 지경에 와있고, 실물 경제 또한 국민에게 처참하게 체감되고 있다. 청년은 집을 구하기 힘들고 새롭게 떠오른 젠더 이슈에서도 명확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러모로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구상이 보이지 않기에 기대감 또한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여당의 실정을 흡수해야 할 야권 또한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은 더불어민주당이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실낱같은 요소다.
야권이 재보선 승리에도 여전히 화학적 결합에 이르지 못 하고 있고, 가장 강력한 차기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도 향후 행보를 놓고 여러 숙제가 남아있는 탓이다.
민주당에는 국민의힘과 달리 거대의석을 바탕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 운영을 주도할 수 있는 힘도 있다. 단,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120석을 차지했던 민주당이 거대 여당의 협치를 주장하며 협상을 시도했던 것처럼 현 '제1야당' 국민의힘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국정의 주도권은 챙기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안정적인 집권 말기를 보내고 싶다면 차가워진 민심을 달래며 야권의 주장을 들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용은 없이 밥만 먹고 사진만 찍는' 협치는 레임덕 코앞에서는 역효과만 불러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