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1Q 가동률 '뚝'…수요 부진·정기보수 영향
입력 2021.04.30 06:00
수정 2021.04.29 15:15
석유제품 수요 부진에 정유사 정기보수 영향
각국 경기 부양책·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반등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유사들의 공장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해 1분기엔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정제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다만 코로나 백신 접종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다,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 제품 수요 증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만큼 정유사들은 하반기에는 가동률 개선과 함께 수익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 가동률은 72.20%로 전년 동기 81.65% 보다 9.45%p 하락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저조로 정제마진이 지지부진하자 정유사들이 가동률 조정에 나서며 30%에 가까운 생산능력을 자가격리시킨 것이다.
실제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9606만1000배럴(bbl)로, 전년 동기 1억3434만배럴 보다 28.5% 급감했다.
특히 항공유 수출량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로 59.4% 급감했다. 항공유 비중은 전체 석유제품 수출에서 11.4%를 차지한다.
자동차 연료로 주로 쓰이는 휘발유(가솔린) 역시 1973만5000배럴에 그치며 전년 동기 2366만4000배럴 보다 16.6% 감소했다. 휘발유 비중은 20.5%다.
전체 비중의 44.8%에 해당하는 경유(디젤)도 4211만9000배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128만8000배럴) 수준에 미달했다.
국내 소비량의 경우 항공유는 여전히 부진했으나 휘발유, 경유 등 의 수요 개선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1분기 석유제품 국내 소비량은 2억2498만4000배럴로 전년 동기 보다 0.3% 소폭 늘었다. 특히 휘발유·등유·경유의 1분기 소비량은 6461만2000배럴로 전년 동기 6071만3000배럴 보다 6.4% 증가했다.
정유사들의 평균 가동률은 작년 1월 83.78%를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4월 74%대로 떨어진 가동률은 9월 72.10%에 이어 10월 71.60%, 11월 71.80%로 추락했다.
12월엔 76.20%로 반등했으나 올해 1월 들어 다시 71.7%로 떨어진 뒤 2월 74.1%, 3월 70.8%를 기록하는 등 최근까지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수요 부진을 이유로 일부 정유사들이 정기보수를 실시하는 등 가동률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2월 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앞서 SK에너지는 3~4월 동안 울산 제4CDU(원유정제시설) 정기보수를 진행했다. GS칼텍스도 지난 3월 여수 제4CDU 정기보수를 실시했다.
가동률은 정유사들의 판매실적과 직결되는 것으로, 2분기에도 가동률이 70%대로 낮게 형성될 경우 정유사들은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소비와 수출 모두 아직까지 저조한 탓에 정제마진도 아직까지 손익분기점(BEP)인 배럴당 4∼5달러를 밑돌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BEP를 4~5달러로 판단한다. 따라서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다만 4월 들어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2.85달러까지 올라서면서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유업계는 세계 각국의 대규모 인프라 정책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의 효과에 힘 입어 글로벌 업황 회복세가 올 하반기에는 뚜렷하게 나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주요 에너지 기관들은 올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글로벌 석유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4월 보고서(MOMR)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9646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9051만배럴 보다 6.6% 늘어난 수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올해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배럴당 550만달러(6.0%) 늘어난 9767만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