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홈런 1위’ 번트 댄 오타니 “잘 던지는 양현종 리듬 깨려고”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04.28 10:56
수정 2021.04.28 12:44

양현종과의 번트 상황 설명하며 양현종 투구 평가

오타니 ⓒ 뉴시스

오타니 쇼헤이(27·LA에인절스)가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을 상대로 기습 번트를 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오타니는 27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4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 3.29.


최고 스피드 160km를 찍은 패스트볼과 마구처럼 휘어지는 슬라이더에 주무기 스플리터를 앞세워 삼진은 9개나 잡았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공동 1위(7개)에 오른 오타니는 지난 1921년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선발투수로 나선 홈런 1위 선수가 됐다. 1회 제구 난조로 흔들렸지만 안정감을 되찾은 뒤 LA 에인절스 타선 폭발에 힘입어 약 3년 만에 선발승까지 수확했다.


‘이도류’답게 오타니는 타선에서도 빛났다. 2번 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 관심을 모았던 타석은 역시 양현종과의 투타 맞대결이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꾸준히 택시 스쿼드에 포함됐던 양현종은 이날 마침내 MLB 무대에 데뷔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선발 조던 라일스가 7실점으로 무너지자 양현종을 불렀다.


콜업 즉시 불펜에 대기하고 있던 양현종은 4-7 끌려가던 3회 초 2사 2루에서 라일스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박찬호(2002~2005)와 추신수(2014~2020)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양현종 ⓒ 뉴시스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공 21개로 7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 앞에서 행진이 깨졌다. 앞선 타석에서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오타니는 양현종과의 첫 승부에서 기습 번트로 안타를 뽑았다.


타구는 3루쪽으로 향했고, 양현종이 잡기 어려웠다. 텍사스 내야진이 좌타자 오타니를 의식해 우측으로 이동한 상황을 오타니가 영리하게 이용했다. 오타니는 경기 후 MLB.com 등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번트 상황에 대해 “상대 투수(양현종)가 잘 던지고 있어서 리듬을 깰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깨끗한 안타 보다 의표를 찌르는 안타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잘 던지고 있던 양현종은 오타니의 번트로 첫 피안타를 기록한 뒤 흔들렸다. 후속타자 트라웃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월시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내줘 첫 번째 실점을 했다. 오타니 전략이 통해 실점한 것은 아쉽지만, 데뷔전부터 투구를 인정받은 것은 의미가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