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노래 설욕전…단일화로 이긴 야권 '하나되어' 음원 공개
입력 2021.04.25 11:40
수정 2021.04.25 12:03
오세훈과 야권 정치인들, 2030 청년들과 합창
2011년 박원순 중심 '하나되어 CM송' 되갚아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겠다"…대선도 단일화?
"우리쪽선 처음 있는 일…소중한 경험 살려야"
단일화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야권이 현역 의원들과 2030 청년들이 함께 부른 '하나되어' 음원을 공개했다. 이 음원은 지난 2011년 지금의 집권 세력이 서울시장을 가져갈 때 'CM송'으로 활용했던 적이 있어, 정확히 10년만에 단일화로 설욕한 야권이 '노래 되치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이 공개한 '하나되어' 뮤직비디오에는 "앞으로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어, 내년 3·9 대선에서도 범야권대통합을 통한 야권 단일후보 선출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당선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2030 청년들과 함께 부른 '하나되어'가 '지금 다시 하나되어, 2021 희망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날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와 '오세훈TV'를 통해 동시에 공개됐다.
'하나되어'는 1997년 외환위기가 터져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자, 건국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당시 정상급 가요계 인사들이 모여 함께 부른 곡이다. 김건모·김경호·김종서·신승훈·엄정화·이선희·임창정(가나다순) 등 당대 정상급 가수들과 H.O.T·젝스키스·핑클 등 인기 절정의 보이그룹·걸그룹들이 참여해 함께 불러, 한국판 '위 아 더 월드'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를 정치권에 처음 소환한 것은 지금의 집권 세력이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시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자리에서 물러나자,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민주당 박영선 후보, 민노당 최규엽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했다. '단일화'의 효시였다.
단일화를 이룬 이들은 '하나되어'를 함께 불러 CM송으로 활용했다. 박원순 후보와 박영선·심상정·유시민·이정희·이해찬·조국·정세균·추미애·한명숙 등 민주당·민노당 및 외곽 시민사회세력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당시 광화문 유세에서도 '상록수' 등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같은 역사를 갖고 있는 '하나되어'를 후보 단일화를 통해 10년만에 서울시장을 되찾은 야권이 다시 부른 것이다. '10년만의 되치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야권의 '하나되어' 합창에는 오세훈 시장과 국민의힘 권영세·박진·박성중·김웅·유경준·태영호·허은아 의원이 참여했다. 또,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며 이번 재보선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 유세를 한 유승민 전 의원과,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오신환 전 의원도 힘을 보탰다.
야권이 '하나되어'를 합창하며 단일화를 통한 승리라는 기억을 되새긴 만큼, 내년 3·9 대선에서도 범야권대통합과 단일후보 선출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1년 '하나되어'를 부르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를 했던 지금의 집권 세력은 이듬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야권 단일후보'로 세우는데 성공했던 적이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단일화를 통해 승리해본 것은 우리 진영에서는 처음 있었던 일"이라며 "이같은 소중한 경험과 성공 사례를 잘 살려서 내년 대선에서도 반드시 단일대오로 국민이 바라시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