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드득' 소리 나도록 팔 비틀린 정인이, 갈비뼈 부러져 울지 못했다

"어른도 40초 이상 쓰러져 말 못할 정도의 고통"…이정빈 법의학 교수의 증언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정인이 사망 사건'의 피의자인 양모 장씨가 학대 범행 당시, 16개월 된 정인이의 팔을 ‘으드득’소리가 나도록 비틀었을 것이라는 법의학자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14일 살인·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 장씨(35)와 양부 안씨(37)의 1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이정빈 가천대 의과대학 법의학 석좌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교수는 "정인이 오른쪽 팔의 피부는 깨끗하지만 팔뼈 아래쪽 제일 말단 부위가 완전히 으스러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때렸다기 보다는) 팔을 비틀었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으드득 소리가 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인이는 양쪽 (팔이) 다 다쳐서 팔을 못 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아이의 팔을 들고 각목으로 추정되는 물체로 3차례 가격한 흔적도 있다"며 "이와 비슷하게 직접 야구방망이에 스펀지를 감고 맞는 실험을 해봤는데 40초 이상 쓰러져 말을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갈비뼈 골절에 대해서도 "8, 9, 10번 갈비뼈가 부러져 있었는데, 8번 갈비뼈는 이미 한번 부러진 후 치유된 상태였다"며 "(피고인은 정인이가) 울지도 않는 아이라고 했는데, 갈비뼈가 아파 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양부모 측 변호인이 심폐소생술(CPR) 과정에서의 골절 가능성을 언급하자 그는 "아무리 CPR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배를 누르겠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장씨는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상습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정인이는 장씨의 잔혹하고 지속적인 폭력으로 골절상과 장간막 파열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지난해 검찰이 정인이 사망 원인 재감정을 의뢰한 전문가 3명 중 한 명이다. 당시 장씨가 정인이의 배를 발로 밟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