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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잡겠다”는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상륙 전략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4.12 00:00 수정 2021.04.12 02:30

왓챠 이어 웨이브 콘텐츠 공급 중단

'너와 나의 경찰 수업', '무빙', 제로' 오리지널 콘텐츠 유력

디즈니 OTT 서비스 플랫폼 디즈니플러스가 4월 30일 이후 토종 OTT 웨이브에 공급하던 자사 작품 공급을 중단한다. 업계는 디즈니플러스가 하반기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자사 콘텐츠를 단독 확보해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2017년 디즈니 플러스가 런칭을 앞두고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작품을 모두 뺐던 것과 같은 조치라는 해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2019년 11월 론칭해 미국을 비롯해 59여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디즈니플러스는 훌루(Hulu)와 ESPN플러스(ESPN+)까지 총 3개 OTT를 계정 한 개로 이용하는 번들(bundle) 상품으로 구독자를 빠르게 늘렸다. 훌루는 TV 프로그램과 영화, ESPN플러스는 스포츠 중계를 제공한다. 디즈니플러스는 자사 콘텐츠와 영역이 겹치지 않는 서비스와 손을 잡고 부족한 콘텐츠 수를 메꿔나갔다.


이 결과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ESPN 플러스 가입자는 지난 3월 유료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했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1억명을 돌파했던 넷플릭스와 비교해 1년 4개월 만에 이뤄낸 결과다. 디즈니플러스는 스타(Star)라는 이름의 새로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스타는 21세기 Fox 영화와 FX채널 시리즈, 로컬 콘텐츠, 성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서비스로, 구독자 연령대를 확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는 월트 디즈니와 픽사, 마블, 스타워즈, 20세기폭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막강한 자회사들의 강력한 콘텐츠로 넷플릭스의 유일한 맞수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자사 생태계인 디즈니 스토어, 테마파크에 영양분을 주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를 활용하는 수직적인 구조가 OTT로서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실제 디즈니는 지난 3월 6.99달러인 구독료를 7.99달러로 인상, 연간 구독료도 69.99달러에서 79.99달러로 10달러 올렸다.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플러스 결합상품도 광고 버전 월 12.99달러에서 13.99달러, 광고프리 버전은 월 18.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테마파크와 스토어 매출 하락을 OTT 서비스로 충원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직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한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20조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작품 제작과 콘텐츠 수급을 강화하고, 이미 세계적으로 OTT 강자가 된 넷플릭스를 따라가기엔 무리라는 것.


하지만 마블, 픽사, 스타워즈 등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애착도와 몰입도는 넷플릭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어 해 볼 만한 경쟁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디즈니는 올해 영화 중 '크루엘라'와 '블랙위도우'를 극장 상영과 동시에 디즈니플러스에서 동시 공개한다. '루카'는 '뮬란'과 마찬가지로 디즈니플러스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는 곳만 극장 상영, 나머지는 디즈니플러스를 통해서만 공개된다. 이는 자사 콘텐츠를 향한 높은 충성도를 활용한 방편이다.


또 디즈니는 자사 콘텐츠 외 2024년까지 매년 50여편의 전세계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해 OTT 영향력을 확대한다. 현재 스튜디오앤뉴의 '너와 나의 경찰 수업', '무빙', 스튜디오드래곤의 '제로' 등이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전체 생태계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면 충분히 넷플릭스를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성인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다른 서비스를 통해 확보했고, 많은 자양분을 갖춘 디즈니플러스가 스트리밍 전쟁에서 우위에 서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즈니가 콘텐츠를 배타적으로 묶기 시작하며 국내 OTT 업계는 다시 한 번 긴장 상태가 됐다. 경쟁이 치열한 OTT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갖춘 기업들을 중심으로 독과점 시장이 형성될 것 같다. 그것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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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위 2021.04.12  10:36
    디즈니 사놔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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