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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튜디오지니’로 넷플릭스판 국내 미디어 시장 뒤엎는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입력 2021.03.23 10:00 수정 2021.03.23 09:08

유료방송 1300만 가입자·23년간 쌓인 그룹사 자체 IP 무기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개·드라마 IP 100개 이상 확보

구현모 KT 대표.ⓒKT

KT가 신설 콘텐츠 전문 투자‧제작‧유통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주축으로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시장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KT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웨스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흥행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고, KT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위드(With) KT’ 생태계를 창출하는 것이 골자다.


구현모 KT 대표는 “미디어는 고객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며 KT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고 자신한다”며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내며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말했다.


KT는 1300만 가입자 기반의 유료방송 서비스와 실시간 채널·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음원 서비스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웠다. 콘텐츠 제작·유통 역량과 원천 지식재산권(IP) 전문 자회사 등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매출은 3조1939억원에 달한다. 10년 간 연평균 15% 수준의 매출증가율(CAGR)을 기록하면서 전체 KT그룹의 성장을 견인해 왔다는 분석이다.


김철연(왼쪽)·윤용필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KT

KT는 투자 규모를 늘려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동시에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플랫폼(Meta-Platform)’ 시대를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강국 대한민국의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원천 IP 자산을 활용해 드라마·영화·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나선다. 스카이티브이(skyTV) 실시간 채널을 비롯해 올레 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2차 판권을 유통한다. 이후 KTH, 시즌(Seezn) 등을 통해 국내외 후속 판권을 유통한다는 구상이다.


지니뮤직 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를 제작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KT그룹 내에 갖춰졌다는 설명이다.


KT는 인공지능(AI) 기술로 흥행 예측 모델을 도출하고 10단계의 정교한 흥행 등급으로 구성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의 미디어 빅데이터를 도입해 장르·배우·소재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유통 경로를 설계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KT와 함께하는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생태계는 ‘연결’을 핵심 가치로 삼아 ‘개방·공유·육성’ 등 협력 구조로 이뤄진다. 글로벌 OTT의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우려를 국내 자본과의 상생으로 해소하고,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현재 KT 스튜디오지니는 흥행 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한 제작사 10여곳을 비롯해 중소 제작사 10여곳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개방적 협력을 추진 중이다. 콘텐츠 수익과 IP 자산을 제작사와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KT그룹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KT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올레 tv와 시즌에서 방영될 ‘숏폼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이를 토대로 향후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대표는 “KT가 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느냐, 과연 잘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반대로 KT가 도대체 왜 여태껏 스튜디오 사업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KT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자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보다도 안정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KT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 말까지 원천 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인력의 영입과 육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IP 펀드를 조성하고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 속도를 낸다. 3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KT그룹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스카이티브이의 실시간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대작(텐트폴·tent pole)’ 드라마를 제작하고,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 진입을 목표로 한다. 첫 작품은 올해 3분기 내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며 콘텐츠 제작 물량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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