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3N, 1분기 실적 ‘희비’…‘확률형 아이템’ 신뢰 회복 관건
입력 2021.04.10 06:00
수정 2021.04.10 08:15
신작 부재 엔씨 ‘우울’…아이템 논란 넥슨 ‘선방’
넷마블 영업익 4배 ‘껑충’…“기대엔 못 미쳐”
게임업계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올해 1분기 희비가 엇갈리는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신작 유무와 해외 매출 성과 등이 배경이다.
2분기에는 오랜 기간 준비한 대형 신작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실적 반등에 나선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잃어버린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운영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1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5635억원, 영업이익 1513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7311억원·영업이익 2414억원) 대비 각각 23%,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매출 부진과 기대작 출시 연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매출 감소는 지난달 24일 대만과 일본에 동시 출시된 ‘리니지2M’의 기대 이하 초기 성적과 같은달 26일 출시 예정이었던 ‘트릭스터M’의 출시가 연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실적을 좌우할 주요 신작인 ‘블레이드&소울 2’ 출시를 앞두고 리니지 불매운동이라는 악재를 맞게 됐다.
리니지M에는 캐릭터의 능력을 키우는 ‘문양’이란 시스템이 있는데, 유저들이 능력치를 강화하기 위한 비용이 과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회사는 이를 감소시키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그러자 이미 많은 돈을 쓴 기존 이용자들이 불만을 표했고, 회사가 나흘 만에 업데이트를 원상 복구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리니지M 문양 시스템에 과금한 유저들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져 불매 운동과 트럭 시위 등 일부 이용자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 악화와 규제 우려까지 증가해 이용자 충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넷마블 실적 전망치는 매출 6596억원, 영업이익 87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5329억원·영업이익 204억원) 대비 각각 24%, 33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18일 선보인 ‘세븐나이츠2’ 성과가 올해 1분기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세븐나이츠’는 넷마블의 자체 지식재산권(IP)으로 로열티도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반등하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미달할 것”이라며 “1분기 신규 론칭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1개지만 히트 수준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넥슨은 올해 1분기 828억~891억엔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예상 영업이익은 353억~419억엔 수준으로 제시했다. 예상 순이익은 260억~309억엔이다.
국내에서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넥슨은 올해 1분기 별다른 신작을 내놓지 않았음에도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주요 게임 성장세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논란이 더 커지기 이전, 자사 게임에서 기존에 공개해 온 캡슐형 아이템에 이어 ‘유료 강화·합성류’ 정보까지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아이템 확률 공개 이후 “이용자들이 넥슨과 넥슨 게임을 대하는 눈높이가 달라지고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는 올해 1분기 두 자릿수 성장이 예상될 정도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다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라는 복병을 만났다”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용자 신뢰를 회복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